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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교·교회는 입소문 퍼지는 거점"···수도권선 국토위보다 교문위 선호

매니페스토본부, 총선 당선자 190명 희망 상임위 조사

“의원총회에 결석하거나 당 활동에 불성실한 분들은 상임위원회 배치 때부터 불이익을 주겠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렇게 경고했다. 시작 시간이 지났지만 초선 당선자 57명 중 29명만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가 ‘군기 잡기’ 도구로 상임위 배분을 거론할 만큼 의원들은 이에 민감하다. 선호 상임위와 기피 상임위가 뚜렷이 갈린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0대 국회 당선자를 상대로 희망 상임위를 조사한 결과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했다. 조사에 응한 190명의 응답을 보니 전통적 인기 상임위인 국토교통위가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였다. 모두 27명이 원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위(24명), 기획재정위(21명), 정무위(18명) 순이었다. 의정활동 결과물이라는 ‘어음’보다 당장의 예산이라는 ‘현찰’을 선호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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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 상임위 가운데 새로 뜨는 상임위가 교문위였다. 교문위는 19대 국회에서 교육에 문화·체육·관광 분야가 더해진 뒤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

17년간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한 윤재관 전 더민주 부대변인은 “수도권은 학교가 과밀화돼 있고 문화 시설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데다 학교와 교회가 입소문이 퍼지는 거점이기도 하다”며 “교문위는 교육부·문체부·교육청 등을 관할하기 때문에 학교 시설 개선과 문화프로그램 유치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국회 관계자는 “교문위엔 국립대 등 산하기관이 많아서 교문위에 있다 다른 상임위로 옮기면 명절 때 선물이 대폭 줄어든다는 말까지 있다”고 귀띔했다.

교문위는 특히 수도권 의원들의 선호가 강하다. 당별로 희망 상임위를 집계한 결과 지방 의원이 많은 새누리당에선 국토위(15명)가 1위로 꼽혔으나 수도권 당선자가 많은 더민주에선 교문위(16명)가 1위였다.

확실하게 ‘광고’할 수 있는 지역 예산 확보에 유리한 국토위의 인기는 여전했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각 당이 지역 안배까지 해야 할 정도다. 국토위를 희망하는 새누리당 권석창(제천-단양) 당선자는 “충청권 의원들끼리 (누가 국토위를 갈지) 상임위 배분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민주 민홍철(김해갑) 당선자도 “부산·경남 당선자 8명이 모여 국토위를 우리 지역에 한 자리 가져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위도 국회에선 ‘젖과 꿀이 흐르는’ 상임위로 꼽힌다. 새누리당 김도읍(부산 강서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역구에 산업단지가 많아 현장 입주 업체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고 산자위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전·도로공사 등 힘 있는 소관 기관이 많은 점도 인기 요인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노영민 전 산자위원장이 출판기념회 때 카드 단말기를 설치했다가 도마에 올랐는데, 다른 상임위 위원장이었으면 책 사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런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호도 4위에 오른 기획재정위도 노른자위 상임위다. 윤재관 전 부대변인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의 예산안이 반드시 12월 2일까지 통과되도록 바뀌면서 기재부 예산안의 98%가 그대로 통과되고 있다”며 “지역구 예산을 많이 따려면 예결위보다 이제 기재위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5위 정무위는 골목상권, 공정거래 같은 이슈가 집중돼 여당보다 야당의 선호도가 높았다. 정무위 출신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기부금 세액공제 제도에 익숙한 은행원 노조가 있어 후원금 모금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방위(3명), 환경노동위(5명), 보건복지위·법제사법위(8명), 외교통일위(9명) 등은 희망자가 적었다. 19대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한 무소속 주호영 의원은 “국방위는 지역 민원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국방 정책은 잘못을 지적해도 잘 안 고쳐져 무력감이 들곤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군 출신 당선자도 국방위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하니 기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지 않으냐”고 토로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방위는 신청자가 부족해 예결위나 정보위를 묶어주며 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노동법 갈등이 불거진 환노위, 대북 문제를 논의할 국방·외통위는 찬밥이고 지역구에 생색내기에 유리한 상임위에만 몰리는 상황 자체가 국회 기능의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탁·최선욱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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