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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국회의장 직권상정 거부, 의원 표결권 침해 안 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을 제한하는 게 핵심인 ‘국회선진화법’을 두고 제기된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주호영 의원 등 19대 국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 19명이 정의화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85조 1항)에 따른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는 법률안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중 박한철 소장 등 5명은 각하 의견을 냈고 2명(이진성·김창종 재판관)은 기각(합헌), 2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인용(위헌)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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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권한쟁의심판은 2014년 12월 북한인권법을 포함한 11건의 법률안과 지난 1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등 10건의 법률안에 대해 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거부한 게 발단이 됐다. 주 의원 등은 “사실상 여야 만장일치가 아니면 직권상정을 할 수 없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은 헌법 원리인 다수결의 원칙에 반해 위헌이고, 위헌인 법률에 따른 직권상정 거부는 위헌적 심의이자 표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는 경우가 아니면 국회의장은 법률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없다. 선진화법은 쟁점 의안 처리 때마다 폭력사태를 반복했던 18대 국회가 2012년 5월 2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개정한 국회법이다.

헌재의 다수 의견은 “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는 우리 국회에서 직권상정은 비상적·예외적 의사 절차다. 국회의장의 예외적 권한을 제한하는 조항에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거였다. 의원들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없어 다수결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까지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요청해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의무를 지지 않는 국회법상의 공백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수 의견은 “국회가 법 제정을 하지 않은 것과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는 무관하다”며 “의사 절차에 관한 문제에선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용 의견은 “국회에서 의안에 대한 최종 결정은 본회의가 해야 한다. 국회의원 과반수가 요구해도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할 의무를 부여하지 않은 국회법은 국회의 의사 자율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이라고 봤다. 기각 의견은 “선진화법으로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될 위험성은 있지만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의 원리에 위배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선진화법의 또 다른 핵심 조항인 ‘신속처리안건제도’의 위헌 여부와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의 신속처리안건 지정 거부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재판관 만장일치로 각하됐다. 이 제도는 소관 상임위원 재적 과반수가 서명해 어떤 안건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자고 동의해 무기명 표결에서 재적 5분의 3 이상의 상임위원이 찬성하면 일정 기간(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경과 후 자동적으로 본회의에 회부되게 하는 것이다.

헌재는 “청구인들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는 재적 과반수라는 서명 요건(기재위의 경우 14명)도 갖추지 못했다”며 “표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회선진화법 입법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에 바탕을 둔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모두 각하됐다.

20대 총선으로 여소야대가 된 정치권의 반응은 덤덤했다.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 20대 국회는 선진화법의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헌재 결정은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하자는 선진화법의 취지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권한쟁의심판=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청구할 수 있다. 이런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헌 여부를 따질 필요조차 없을 때 각하 결정이 내려진다. 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 사건에선 재판관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위헌 결정이 내려지는 반면 권한쟁의심판에선 다수결로 인용 여부가 결정된다.

임장혁·이유정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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