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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유공장 노동자 파업…“주유소 40% 기름 한방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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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동부 마르세유에서 26일 정유차량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정유공장 노동자들. [AP=뉴시스]


“또 한 시간은 기다려야 20ℓ를 넣을 수 있을 듯하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의 한 주유소 앞에서 차를 대고 기다리던 코린 베송의 얘기다. 그는 오전 인근 마을에서 40분을 기다린 끝에야 휘발유 20ℓ를 넣었다고 했다. 반나절 만에 다시 주유 대열에 선 셈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근래 프랑스 주유소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이다. 주 35시간 근로제를 완화하고 해고를 용이하게 한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며 벌이는 파업 대열에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동참하면서다. 이들은 지난 주부터 시설을 봉쇄하고 기름의 출고를 막았다. 24일엔 8곳 시설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전국 주유소 다섯 곳 중 한 곳 꼴로 기름이 바닥났다. 봉쇄를 풀려는 경찰과 노동자들이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당국은 기름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전략 비축유를 풀기 시작했다. 알랭 비달리 교통장관은 “수도권 주유소 중 40% 가량에서 기름이 완전히 떨어졌다”며 “기름 부족 사태에 맞서 115일분의 전략 비축유에서 사흘 분을 이미 사용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연금 규정 개정에 반발, 노조가 유사한 파업을 벌였던 2010년에도 비축유를 풀었다.

그러나 파업은 확산 일로다. 프랑스 국영철도(SNCF) 기관사 노조가 25일 하루 파업 대열에 동참하면서 고속철도 TGV 열차 편 25%가 운행 취소됐다. 여기에다 원자력 발전소 19곳 중 16곳의 근로자들이 26일 파업에 가담했다.

영국 BBC 방송은 “정유공장의 파업으로 주유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체 전력생산의 75%를 차지하는 원전의 파업으로 전력난마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노르망디에선 노동자들이 고속도로·다리는 물론이고 핵잠수함 기지도 봉쇄했다. 파리·낭트·툴루즈로 들고나는 항공편도 영향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0일 경제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헌법 조항을 이용해 하원에서 표결 없이 노동법 개정 법안을 처리했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파업으로 노동자들이 여론의 외면을 받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1주일 넘게 파업이 장기화하자 프랑스 정부가 노동개혁법 일부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26일 현지 방송 BFM에 출연해 “법안에 일부 개선과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발스 내각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지만 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프랑스 전국노동조합총연맹(CGT)의 한 간부는 BFM과의 인터뷰에서 “상원에 계류 중인 노동법 개정안은 수정이 아닌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법 개정 철회와 발스 총리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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