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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간당 1000원 장학금, 강의료 쪼개 나누는 흙수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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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장학금은 주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황정주(55·해석학·사진) 박사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내놓는다. 100만원이다. 한 대학이 아니다. 지난해 1학기엔 금오공대에, 2학기엔 대구대에 각각 100만원을 전달했다.

황 박사는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지만 비정년 외래교수다. 수입은 강의료가 전부다. 한 시간에 7만원 정도. 방학하면 수입은 없어진다. 이번 학기에 맡은 수업은 15시간.

이런 여건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몰래 장학금을 전해 왔다. 이유를 묻자 그는 “어려울 때 나를 공부시킨 장학금을 되돌려 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1980년 대구대에 입학했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학비 마련이 문제였다. 그때 그를 공부시켜 준 게 장학금이었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9년간 들어간 학비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해결했다. 황 박사는 석사를 마친 86년부터 대학 강단에 섰다. 『공학기초수학2』라는 공저도 냈다. 유학은 엄두도 낼 수 없어 외래교수로 나선 게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는 집을 마련한 뒤 2008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만나면 조금씩 학비를 보태주었다. 2010년 도움을 받은 학생이 황 박사가 돈이 많은 줄 알고 20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 난감했다. 그는 안 되겠다 싶어 2011년 아예 학교발전기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시간당 1000원을 내기로 하고 수학의 ‘수’를 따 ‘수장학회’란 통장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황 박사가 전한 장학금은 1500만원쯤. 오해는 또 생겼다. 한 대학에 발전기금을 냈더니 학과장 교수는 “장학금을 낼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강의 기회를 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단지 어려운 학생에게 보탬이 됐으면 싶어 안 쓰고 아껴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황 박사는 목표인 3000만원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7∼8년은 더 강단에 서야한다고 덧붙였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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