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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 바뀐다는 김범수, 게임의 ‘롤’ 바뀐다는 남궁훈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수히 많은 땀을 흘리며 축구선수로 성장했습니다. 드디어 출전을 하게 됐는데 눈 앞에 펼쳐진 경기장은 축구장이 아닌 야구장이었습니다.”
김범수(50)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6일 열린 경기도 판교에 있는 스타트업캠퍼스 총장 취임식에서 축구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발표는 원고 없이 20여 분 동안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현재 사회를 “고용의 종말과 저성장을 한꺼번에 맞이한 시대”려며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뀐 시대를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스타트업 캠퍼스 총장 취임식
“좋은 대학→대기업 공식 안 통해
5년 내 일자리 500만개 사라져
젊은이들 직장보다 ‘업’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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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6일 열린 경기도 스타트업캠퍼스 총장 취임식에서 앞으로 캠퍼스 운영 계획을 밝혔다. [사진 경기도]


그는 ‘5년 내 일자리가 500만 개가 사라지고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의 65%가 지금 세상에 없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월드 이코노믹 포럼 ’의 전망을 인용하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는 직장이 아닌 업(業)을 찾는 것이 중요한 사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파고, AI(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이 미래 일자리 환경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환경은 아직 그대로”라며 “(게임의 룰이 달라져) 더 이상은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대학에 입학해 대기업에 취직하면 성공한다는 성공방정식은 통하지 않는다, 내 강점을 살리고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직장이 아니라 업을 찾아가는 플랫폼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관련해서는 “스타트업캠퍼스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니 좋은 개발자 구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스타트업캠퍼스에서는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자 교육, 코딩교육은 물론 시장 트렌드, UX/UI, 디지털리터러시(digital literacy·디지털활용능력), 3D프린터 등 다양한 실험과 실전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총장은 자신의 과거를 공개하며 경험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2005년 가족을 보러 미국에 갔을 때 아이폰이 출시되는 현장과 실리콘밸리 생태계를 경험했다. 그때 2년 동안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고 뉴스로만 스마트폰을 접했다면 직관을 얻지 못했을 테고 지금의 카카오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캠퍼스에 직접 와보고 열정을 느껴 그 자리에서 바로 수락했다”며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한게임·카카오 못지 않은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9시 40분쯤 스타트업캠퍼스에 도착한 김 총장은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취임사 발표 후에는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사업에 계속 투자하겠다”, “실적은 천천히 보고 가겠다”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여유를 보였다.

김 총장은 취임식이 끝난 뒤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1시간 넘게 비공개 토론회를 했다. 이날 취임 및 비전 선포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 등 창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 카카오 게임 구원투수 취임 반년
“인터넷이 모든 산업 바탕 됐 듯
미래엔 게임이 산업 재편 열쇠
여름에 가상현실 골프게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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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부문 총괄이 게임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사진 오상민 기자]


남궁훈(45) 카카오 게임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은 “게임적 요소가 미래의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해말 ‘게임 구원투수’로 영입한 남궁 부사장을 취임 6개월을 맞아 인터뷰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만난 남궁 부사장은 “별개의 영역으로만 보이던 인터넷이 오늘날 모든 산업의 바탕이 된 것처럼 미래엔 게임이나 게임적 요소가 기존 산업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체중계를 ‘다이어트 워(War)’라는 게임 앱과 연결하면 살빼기에 도전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경쟁하거나 협력하며 재미있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전거 타기도 예로 들었다. 혼자 고독하게 달릴 것이 아니라 ‘오늘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간 사람 중에 누가 가장 빨랐나’ 같은 게임 요소를 도입하면 제품이 새롭게 정의되고 판로가 개척된다는 것이다. 남궁 부사장은 “인공지능(AI)도 따지고 보면 게임이 고도로 발달한 형태”라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같은 첨단기술도 게임 또는 게임적 요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남궁 부사장은 가상현실(VR) 적용에 대한 게임업계의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게임업체가 VR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됐을 때의 이점보다 실패할 경우 남는 부담 때문에 아직은 대형 게임사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성공하는 작품이 나오면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업계 특성상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부사장은 카카오의 손자회사 ‘엔진’의 대표이기도 하다. 엔진은 게임 퍼블리싱(배급)과 신사업 발굴을 담당한다. 남궁 부사장은 “올여름 엔진에서 가상현실 골프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카카오의 게임 부문 매출은 1분기 699억원에서 3분기 514억원으로 내려앉으며 위기설에 휩싸였다. 게임업체들의 ‘탈(脫) 카카오’ 움직임이 주 요인으로 꼽혔다. 남궁 부사장은 “(카카오가) 모든 게임 개발사들로부터 똑같이 수수료 21%를 받는 현재의 제도는 문제가 있다”며 “카카오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을 늘리고 우수 개발사를 발굴해 자체 퍼블리싱하는 게임을 늘리는 등 다양한 수입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원투수로서 지금까지 성적은 나쁘지 않다. 올 1분기 카카오의 게임 매출은 전체 2425억원 중 70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게임부문이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와 남궁 부사장의 계약은 2020년 종료된다. 그는 “카카오와 계약이 끝나면 50세가 넘는다”며 “내가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건 카카오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은 꿈 하나를 밝혔다. “게임특성화고등학교를 세워 교장이 되고 싶습니다. 꼭.” (※자세한 내용은 23일 발행된 포브스코리아 6월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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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내 말 척척 알아듣고, 메시지 보내니 답 주고…친구가 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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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삼성SDS에 입사. ‘인터넷에서 게임 세상을 열겠다’는 포부로 직장을 그만두고 1998년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을 창업했다. 2000년 네이버컴(현 네이버)과 합병해 2007년 NHN USA 대표로 있던 중 돌연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떠났다. 2009년 한국에 돌아와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하고 이듬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경기도 스타트업캠퍼스=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창업, 성장, 해외 진출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전문 스타트업 육성기관.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3개동 5만4075㎡(약 1만6300평) 규모로 들어섰다. 요즈마캠퍼스, 본투글로벌센터 같은 창업보육기관과 국내외 민간투자사, 50여 개 스타트업,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관이 모여 있다.

글=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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