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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기다렸노라 돌연변이의 재림을 '엑스맨:아포캅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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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달려온 시리즈의 긴 여정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엑스맨:아포칼립스’(5월 25일 개봉, 이하 ‘아포칼립스’)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51) 감독의 말이다. 2000년 시작된 ‘엑스맨’ 시리즈는 지금까지 다섯 편의 영화와 두 편의 스핀오프 무비로 만들어졌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동안의 어떤 적보다 강력한, 신(神)에 견줄 만한 적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삭)와 그에 맞서는 젊은 엑스맨들이 대거 출동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신으로 추앙받던 인류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 수천 년간 잠들었다가 1983년에 깨어난 그는 변해 버린 세상에 크게 실망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제작비 2억5000만 달러(약 2900억원, 영화전문지 ‘엠파이어’ 제공)를 들인 ‘아포칼립스’는, 신과 돌연변이의 대결을 막강한 스케일로 보여 줄 채비를 마쳤다. 과연 싱어 감독은 수퍼 히어로 영화에 대서사시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을까. ‘아포칼립스’를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보았다.

1. 아포칼립스,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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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브라이언 싱어 감독, 이하 ‘퓨처 패스트’)의 쿠키 영상은 강렬했다. 고대 이집트에서 젊은 아포칼립스가 초능력으로 피라미드를 만들고 추종자들은 경배한다. 짧은 영상만으로 ‘엑스맨’ 시리즈 팬들의 기대감은 치솟았다. 참고로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성경에서 세상의 종말이나 대재앙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5000년 전 고대에 잠든 아포칼립스가 1983년 다시 깨어난다. ‘퓨처 패스트’에서 서로 죽이려 했던 인류와 돌연변이의 역사를 바꾼 1973년 사건이 일어난 지 꼭 10년 후다. 두 종족은 나름 평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인간들은 여전히 돌연변이를 학대한다. 게다가 인류는 환경 오염, 핵무기 개발 등으로 타락의 길을 걷는 상황. 아포칼립스는 더 이상 돌연변이를 신으로 생각하지 않는 인류에 분노한다.

싱어 감독이 마블 코믹스 『엑스맨』 시리즈(크리스 클레어몬트 지음, 시공사)에 등장한 아포칼립스를 주인공으로 삼은 건 “‘퓨처 패스트’의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2011, 매튜 본 감독)의 세바스찬 쇼우(케빈 베이컨) 등 전편의 악역과는 차원이 다른 신화적인 적이기 때문”이다. 전편을 능가하는 스펙터클과 거대한 이야기를 구상하기 쉽지 않았던 제작진이 내놓은 한 수다. 아포칼립스는 돌연변이와 인간의 대결이 아닌, 돌연변이와 극강의 돌연변이가 벌이는 어마어마한 싸움을 가능케 한 인물이다. 가장 큰 특징은 무소불위의 초월적 능력. “무생물을 움직이게 할 뿐 아니라 세포 입자를 녹여 형태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신체 역시 크기와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한다. 심지어 다른 돌연변이의 능력을 조종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다. 정말 ‘신’처럼 맞붙기 아주 힘든 상대다.” 싱어 감독의 말이다.

영화 사전 제작 단계에서 이 역할을 톰 하디가 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결국 오스카 아이삭에게 돌아갔다. ‘모스트 바이어런트’(2014, J C 챈더 감독) 등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아 ‘스타워즈:깨어난 포스’(2015,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포 다메론 역을 거머쥔 그다. 제작진은 “아포칼립스의 과대망상증, 인간을 향한 지배욕, 강철 같은 정신력 등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배우”라 입을 모았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사이먼 킨버그는 “아이삭의 놀라운 연기력은 얼굴과 목 전체를 회청색으로 덮은 특수분장을 뚫고 나올 것”이라 덧붙였다.

빌딩 하나쯤은 손짓 하나로 부수는 파괴력을 가진 아포칼립스. 그와 엑스맨 군단의 대결은 전 세계를 무대로 벌어진다. 영화에는 고대 이집트와 함께 1983년의 이집트·폴란드·동독·미국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모든 곳이 파괴되는 압도적 스펙터클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프로페서 X(제임스 맥어보이)가 엑스맨을 양성하는 공간인 ‘엑스 맨션’은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로 만들었다. 미술감독 그랜트 메이저는 “위아래, 양측, 앞뒤 면까지 360°로 건물 전체를 보여 주고 나서 전부 파괴한다”고 말했다.

2. 아포칼립스와 '4인의 기사단' 포 호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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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는 스톰, 엔젤 등 이전에 등장한 돌연변이가 젊은 모습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극 중 아포칼립스는 자신을 추종할 네 명의 돌연변이를 선택한다. 이들이 바로 ‘포 호스맨(Four Horsemen)’. 묵시록에 나오는 심판의 날, 신을 대신해 인간을 벌하는 네 명의 기사를 일컫는 말에서 따왔다.

아포칼립스에게 가장 먼저 발탁된 이는 매그니토. 그는 1973년 사건 이후 고향 폴란드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 있다. 더 이상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아내와 어린 딸을 키우며 살던 중, 끔찍한 사건을 겪고 또다시 인류를 향해 복수심을 불태운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세상에서 소외당하며 힘겹게 살아가던 이들이 포 호스맨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뒤를 잇는 건 강력한 텔레파시와 염력을 구사하는 사일록(올리비아 문). 자동차 한 대쯤은 오이 썰듯 자를 수 있는, 광선검처럼 생긴 사이킥 카타나를 주무기로 쓴다. 3편 ‘엑스맨:최후의 전쟁’(2006, 브렛 래트너 감독)에 잠시 등장한 적 있는 사일록은 이번 편에서 차세대 할리우드 섹시 스타 올리비아 문이 캐스팅되며 재탄생한 캐릭터다. 문은 “사일록은 거리낌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데다 심지어 즐기기까지 하는 인물”이라며 “여성의 힘을 확실히 보여 주는 센 캐릭터”라고 말했다.

기류를 통제해 번개와 바람을 만드는 스톰(알렉산드라 쉽)도 포 호스맨 중 하나. 이전 시리즈까지 할리 베리가 연기해 왔지만 ‘아포칼립스’에서는 신예 알렉산드라 쉽이 이 역을 맡았다. 스톰은 고아로 태어나 이집트 카이로 거리에서 도둑으로 자란다.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인도할 사람도 없어, 방황하다 결국 아포칼립스에 설득당한다.

마지막 포 호스맨은 엔젤(벤 하디). 커다란 날개로 하늘을 날 수 있고, 놀라운 힘과 반사 신경을 지닌 돌연변이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바람둥이에 말 많고 까불거리는 캐릭터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다르다. 엔젤은 동베를린의 뒷골목 파이트 클럽에서 다른 돌연변이와 싸우며 근근이 살아간다. 아포칼립스는 그런 엔젤에게 자신의 추종자가 되어 살아갈 이유를 찾으라고 권한다. 그는 엔젤에게 첨단 유기 금속 소재의 날개를 선사해, 비행은 물론 칼날 같은 미사일까지 쏠 수 있도록 개조한다.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 벤 하디는 “엔젤 역은 ‘엑스맨’ 시리즈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캐릭터인 만큼 부담도 컸다”고 말했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9m 상공에서 급강하하는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일주일에 여섯 번씩 받았다”고 덧붙였다.

3. 프로페서 X와 엑스맨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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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더 이상 학생이 아니야. 엑스맨이지.” 아포칼립스와의 결전을 앞두고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은 이렇게 말한다. 73년 이후 프로페서 X는 돌연변이 영재 학교를 세워 어린 엑스맨을 훈련한다. 아포칼립스가 이곳을 공격하자, 프로페서 X와 미스틱은 어린 엑스맨들과 함께 나선다. 이 과정에서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우선 빨간 머리칼 휘날리던 텔레파시 능력의 소유자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10대로 등장한다. 아직 자신의 염력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해 괴로워하지만, 아포칼립스의 재림을 예견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다. 눈에서 붉은 광선 내뿜는 사이클롭스(타이 셰리던)도 나온다.

사이먼 킨버그에 따르면 “이번 영화에서 사이클롭스와 진 그레이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천재 과학자이면서 때에 따라 괴수로 돌변하는 비스트(니콜라스 홀트)는 ‘아포칼립스’에서도 여전히 프로페서 X를 물심양면 돕는다. 사이클롭스가 광선을 조절하기 위해 착용하는 특수 안경을 만든 이도 비스트다. ‘엑스맨’ 시리즈를 통틀어 온전한 캐릭터로 나온 건 ‘퓨처 패스트’가 처음이었던 퀵실버(에반 피터스). 짧은 순간에도 제대로 매력을 뽐냈던 이 캐릭터는 이번 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10년 전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지하실에 살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미스틱과 짝지어 톡톡히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낯설지만 눈여겨볼 캐릭터도 있다. ‘엑스맨2’(2003,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 잠깐 등장했다가 슬쩍 사라진 나이트크롤러도 그중 하나. 파란 피부, 노란 눈, 가시 돋친 긴 꼬리 등 흡사 악마처럼 생겼으며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 ‘아포칼립스’에서는 순수하고 수줍으며 지혜로운 소년으로 등장한다. 이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2014, 맷 리브스 감독)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고릴라와 교감하던 코디 스밋 맥피다. 발군의 연기력으로 관객을 놀라게 했던 소년이 훌쩍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터다.

‘아포칼립스’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엑스맨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앞서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4월 27일 개봉, 앤서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하 ‘시빌 워’)와 흥미로운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마블 히어로 각각의 개성을 한껏 살리면서도 이야기 중심을 잃지 않은 ‘시빌 워’가 현재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엑스맨들은 과연 팀 캡틴과 팀 아이언맨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프로페서 X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는 “겉으로는 거대한 선악 대결을 다룬 수퍼 히어로 영화로 보이겠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며 “너무도 다른 구성원으로 이뤄진 엑스맨 가족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힘을 합치게 된다. 그 과정이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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