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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일본군 포로와 동행 “피폭자에 사죄 계획 없어”

오바마 “히로시마서 원폭 피해자에 사죄 계획 없다”

“임기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 본질 생각할 좋은 기회라 여겨”
27일 히로시마 평화공원서 연설
한국인 위령비에도 헌화할지 주목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원폭) 피해자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의 히로시마 방문에는 전쟁 당시 일본군 포로로 잡혔던 94세의 참전용사 한 명이 동행한다. 히로시마 방문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 행보’라는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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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하노이 상점에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하노이 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베트남(23~25일), 일본(25~27일)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이다.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일본 히로시마(廣島)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7일 원자탄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 때 피해자에게 사죄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방영된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 때 밝힐 메시지에 피해자에 대한 사죄(apology)가 포함되느냐”는 물음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는 지도자가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며, 그것을 검증하는 것은 역사가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의 히로시마 방문이 일본 등에서 1945년 8월 미국의 원자탄 투하에 대한 사죄로 해석되고 있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7년 반 전에 같은 입장이었던 사람으로서 지도자가 특히 전쟁 중에는 매우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이번 방문의 목적이 원자탄 투하의 시비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7년 반 전의 상황은 2009년 1월 취임 이후 대테러 전쟁 당시 드론 공격 등으로 민간인 살상이 일어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히로시마 방문 목적에 대해 “무고한 사람들이 전쟁에 말려들어 엄청난 고난을 겪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며 “이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이 세상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평화와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의 추구를 호소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히로시마 방문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히로시마 방문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의 본질을 생각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를 방문할 때 과거 일본군의 포로 생활을 경험한 미국 재향군인 단체 ‘바탄·코레기도르방어미군추모회’(ADBCMS·이하 추모회) 회원 대니얼 크롤리(94)와 동행한다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추모회에는 2차대전 당시 필리핀 바탄 반도에서 일본군에 붙잡힌 뒤 폭염 속에서 100㎞가량 걷기를 강요당했던 ‘바탄 죽음의 행진’ 생존자들이 포함돼 있다. 미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일본군의 가혹 행위 피해자를 대동하는 것은 전쟁을 시작한 일본의 ‘가해자’ 측면을 부각시켜 ‘일방적 사죄 행보’라는 평가를 불식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오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해 연설하고 헌화하는 행사를 갖는다. 평화기념공원 안에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위령비에도 헌화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헌화한 후 짧은 투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모든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현장에서 어떻게 결정할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일본에 도착해 26일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7 정상회의에선 에너지와 기후변화, 개발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은 20세기 치러진 두 개의 전쟁(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 따른 고통스러운 장(章)을 매듭짓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과거의 적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남 합천에 있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27일 히로시마를 찾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과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서울=백민정 기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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