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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혁신학교, 숫자보다 내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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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성
사회부문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올 하반기에 초·중·고 10여 곳을 혁신학교로 추가 지정한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119개교인 혁신학교가 2018년까지 200개교로 확대된다. ‘혁신학교 200개교’는 2014년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조희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신청 요건을 완화키로 했다. 일반학교가 혁신학교로 가려면 소속 교사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고 학교운영위원회 의 의결을 거쳐야 했다. 앞으로는 교사 동의 대신 학부모의 동의(설문 참여자의 50% 이상)만 얻어도 학운위가 심의할 수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의사를 적극 반영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 경쟁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다채로운 체험활동으로 채워진 교육활동을 한다. 이런 덕분에 학부모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일부러 혁신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사하는 학부모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학교와 교사의 반응은 학부모와 많이 다르다. 강북의 한 중학교 교감은 “도입 초기엔 혁신학교를 긍정적으로 여겼던 교사도 요즘엔 ‘업무 부담, 교사 사이 갈등만 늘어난다’며 회의적이다. 교장이 나서도 교사들은 선뜻 찬성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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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혁신학교가 성공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아직 빈약하다. 시교육청의 의뢰로 혁신학교와 일반학교를 비교한 홍익대 연구진도 보고서에서 “초등학교는 성과가 분명하지 않다. 중학교는 일부 성과가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혁신학교 수가 늘어나다 보니 내용상 별 차이가 없는 ‘무늬만 혁신학교’가 생겨나기도 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 교육청 장학관으로 재직했던 초등학교 교장은 “초기에 성과가 있었던 혁신학교는 ‘틀에 박힌 수업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주도했지만 지정 학교가 급속히 늘다 보니 교장의 독려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교사가 늘었다”고 말했다. 교사의 의욕이 높지 않은 혁신학교들은 지금껏 정착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교원단체인 서울교총은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혁신학교 확대를 재고하라”고 22일 성명을 냈다. 시교육청이 학교 수에 집착하자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과 닮은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자사고 100개’라는 숫자에 집착해 무리수를 뒀다가 ‘부실 자사고’를 양산했던 것처럼 ‘부실 혁신학교’가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일반학교와 다를 바 없는 학생 수를 놓고 가르치는 혁신학교도 생겼다.

혁신학교의 성패는 조 교육감이 말한 대로 내실이다. 획일적인 교육의 틀을 바꾸려면 학교 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교사들의 동의와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어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

천인성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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