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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향기로 힐링? 두통·피부염 주의하라

장미, 아카시아, 케모마일, 레몬, 복숭아 향….

커버스토리 건강 해치는 인공향료

향기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좋은 향기는 사람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상품의 가치를 높인다. 은은한 꽃·과일 향을 맡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가라앉고 긴장이 풀린다. 향기 나는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다. 문제는 흔히 쓰는 제품의 향 대부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인공향은 때때로 건강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인공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안전하게 쓰는 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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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나는 제품에 함유된 일부 인공향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제품 사용 시 재채기와 콧물·피부염·메스꺼움·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염 환자와 알레르기에 취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사진 프리랜서 김정한, 모델 채비니]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31·여)씨는 1년 전부터 불면증에 시달렸다. 주변에서 심신의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좋다고 알려진 아로마 향초를 선물로 받았다. 숙면에 도움이 될까 싶어 잠자리에 들기 전 4~5시간을 켜뒀다. 그런데 2주 후 갑작스럽게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지목한 증상의 원인은 뜻밖에도 향초였다. 밀폐된 방에서 오랜 시간 향초를 켜뒀던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향초가 타면서 실내공기를 나쁘게 할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향기 나는 제품이 건강의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향이 아닌 화학물질을 섞어 만든 인공향기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이가 있어서다. 원래 식물·과일에서 추출한 향은 자연치유 효과가 있어 치료 보조요법으로 쓰였다. 향이 후각을 자극하면 뇌는 냄새를 인식한다. 즉각 반응을 일으켜 감정을 조절하는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낸다. 불안감이나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인공향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공향 첨가한 향초, 미세먼지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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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향초, 디퓨저, 비누, 샴푸, 보디로션에서 나는 향은 대부분 인공적으로 만든다. 주로 식물·과일 추출물에 인공향료(착향제)를 섞어 진한 향기를 낸다. 화학물질로만 합성해 인공향을 제조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인공향료는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유제놀, 벤질벤조에이트, 벤질알코올, 리모넨 같은 특정 성분 26개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특히 단일 성분보다 여러 성분을 혼합했을 때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인공향료의 원천은 석유 부산물이다. 현실적으로 식물·과일에서 향을 추출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반면에 석유에서 분리·정제된 인공향은 값싸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많이 쓰인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는 “사람은 인공향과 천연향을 구분하지 못해 인공향을 진짜 꽃향기로 느낀다. 하지만 분자구조가 전혀 다르다. 인공향료는 향기 민감도가 높은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초나 디퓨저 같은 방향제에 들어간 인공향료는 휘발성이 강하다. 벤젠 같은 유기화합물에 녹여 공기 중에 잘 퍼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향료를 넣은 초가 탈 때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나오기 쉽다. 입자가 작아 기관지나 신체기관으로 들어가면 호흡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2009년 환경건강저널에는 미국인 2115명을 대상으로 방향제의 인공향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공향 때문에 두통, 호흡 불안을 겪은 사람이 19%에 달했다. 특히 천식을 앓는 환자의 33.5%, 화학물질 과민증을 겪는 사람의 55.7%가 증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병력 있는 사람 요주의

인공향에 취약한 신체 부위는 피부다. 피부에 직접 닿는 인공향료는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원인 중 50% 이상이 향료 탓으로 추정한다. 인공향료 성분이 피부에 침투하면 민감한 사람은 과민반응을 일으켜 습진과 비슷한 피부염이 나타난다.

향수는 목과 손목, 비누는 손, 땀냄새 제거제인 데오도란트는 겨드랑이, 샴푸는 두피처럼 사용 부위에 증상이 생긴다. 자외선흡수제·살균제와 함께 향료는 햇빛에 노출됐을 때 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 중 하나다. 피부에 염증이 생겨 가려움증과 거뭇거뭇한 색소 침착이 발생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화장품에 함유된 인공향료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눈 주변이 따갑고 눈물이 나올 수 있다. 얼굴에 분사하는 미스트 제품은 재채기나 콧물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향료가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8년 영국 의학연구소 리처드 샤프 박사에 따르면 태아의 생식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임신 8~12주 사이에 향수·향료가 함유된 화장품을 바르면 태아의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남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질 경우 음경과 고환 같은 생식기관의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로마 제품도 임산부는 가려 쓰는 게 좋다. 호르몬의 교란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임신 12주까지는 케모마일·재스민·장미·라벤더·제라늄에서 추출한 오일이 섞인 제품은 삼가는 게 좋다.

인공향료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비염 환자나 복숭아·옻닭처럼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사람, 화장품 때문에 피부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 잘 나타날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박은주 교수는 “그동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인공향료 제품을 적게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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