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K게임, 현지화로 ‘철옹성’ 일본 뚫었다

게임 산업, 새 한류 주인공으로 떠올라

넥슨·넷마블·엔씨, 1분기 일본 매출 1000억
유럽·중국 등 해외 매출 작년보다 45% 늘어
“지속 성과 위해 인재 유출 막고 R&D 박차를”

한국 게임(K게임)이 새 ‘한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세계 3대 시장인 중국·북미·일본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선전 중이다. 특히 난공불락이던 일본 시장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1980~90년대 일본 역할수행게임(RPG)에 매료됐던 한국 게임 개발자들이 이젠 RPG를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기사 이미지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해외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게임업계 ‘빅3’ 넥슨·넷마블게임즈·엔씨소프트가 1분기에 지난해 대비 45% 증가한 6304억원의 매출을 해외에서 기록했다. 넷마블의 해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3%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기사 이미지

넷마블 ‘세븐나이츠(일본판)’.


올 2월 일본에서 출시한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가 석 달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엔씨는 북미·유럽에서 잘나갔다. 온라인 다중접속RPG(MMORPG) ‘블레이드앤소울’로 이 지역 매출이 136% 성장했다. 넥슨은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로 중국 내 매출이 14% 증가했다.
 
기사 이미지

넥슨 ‘던전앤파이터(중국판)’(左), 엔씨 ‘블레이드앤소울(북미판)’(右).


특히 일본에서의 성과가 고무적이다. 게임업계 빅3만 봐도 1분기에 일본에서 거둔 매출은 총 1000억원 이상(넥슨과 엔씨는 도합 600억원, 비상장사로 지역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은 넷마블은 일본 구글플레이 순위에 따른 추산액)이다. 게임 시장이 한 해 약 15조원인 일본은 10여 년간 한국 게임 업체들의 계속되는 공세에도 좀처럼 뚫리지 않던 철옹성이었다. 자국산 콘솔 게임(TV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 게임)이 득세해 외산 PC·모바일 게임의 ‘무덤’으로 불렸다.

K게임은 철저한 현지화로 무덤을 박차고 나왔다. 모바일 RPG ‘서머너즈워’로 일본을 사로잡은 컴투스는 전략성을 강화했다. 권익훈 컴투스 게임사업본부장은 “한국과 달리 ‘경쟁’보다 ‘전략’ 요소를 중시하는 일본 게이머 성향을 개발 단계부터 반영했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넷마블 세븐나이츠는 서사 구조와 캐릭터 성장 방식 모두 일본 RPG처럼 ‘아기자기한 매력’이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예컨대 다른 RPG는 대개 캐릭터가 경험치를 얻어 성장하지만 세븐나이츠는 게이머가 획득한 재료나 조합에 따라 400여 종의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일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 비결이었다. 중국에선 자국 정서가 게임에 많이 반영되는 걸 선호하는 점을 적극 공략했다. 캐릭터 의상을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꾸민 건 기본이다.

김창현 엔씨 팀장은 “일본에선 여성 캐릭터의 적당한 노출이 필수이지만 중국에선 금물”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심의에 걸릴 가능성이 크고 게이머들도 다소 보수적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중국 버전에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용 아이템을 제공, 호응을 얻었다.

북미에서도 현지화가 통했다. 카카오 자회사 엔진의 온라인 MMORPG ‘검은 사막’은 캐릭터의 영어 발음·억양을 영국식과 중동식 등으로 나눠 녹음했다. 현지 게이머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 게임은 지난 3월 북미·유럽 출시 후 지금까지 유료 가입자 80만 명을 돌파했다. 북미에 최적화한 판매 방식인 ‘B2P(Buy to Play) 패키지’ 도입 역시 주효했다. 제품 구매 후 추가 비용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어 합리적 성향의 북미 게이머들이 호응했다.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내수 시장의 한계 때문이다. 핀란드의 게임사 수퍼셀은 약 2조8000억원의 연 매출 중 95%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클래시오브클랜’ 등 3~4개의 작품만으로 큰돈을 벌었다. 한국 게임사들도 ‘셧다운제’ 등 지나친 규제로 수년째 침체한 국내에서 아등바등하는 대신 수퍼셀처럼 해외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K게임의 해외 진출이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인재 유출을 막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기업들이 오랜 기간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현지화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로 국내 R&D 인력이 유출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완화 등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의 재정비가 선행돼야 인재들도 한국에서 일할 맛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RPG=역할수행게임(Role Playing Game). 게이머가 게임 속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게임 장르. 게이머가 주로 영웅 역할을 하면서 적(악당)을 물리치게 된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