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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배수아·정유정도 인기몰이 중


침체된 한국 문학 출판계에 희망의 바람이 일고 있다. 25일 발간 예정인 한강 작가의 신작 소설 『흰』은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으며, 한국에서 출판되기도 전에 영국과 네덜란드에 판권이 팔리는 등 주목받으며 소설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 문학계를 놀라게 할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


문학 한류의 태동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들어 고은(83) 시인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세계 문학의 변방에 있던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30권 규모의 연작시집 『만인보』는 동양적인 매력으로 서양 독자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문학번역원이 설립되고 대산문화재단이 쌍끌이 지원을 하면서 해외에 이름을 알리는 한국 작가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고은 시인이 2006년 스웨덴에서 동아시아 시인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시카다상을 받은 이후 이듬해 신경림(80) 시인, 2010년 문정희(69) 시인이 수상하는 등 한국 시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됐다.


스웨덴발 열기를 이어받은 곳은 프랑스다. 역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소설가 이문열(68)과 황석영(73)이 대표 주자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은 이미 1990년대부터 파트릭 모리스 이날코대 교수와 최윤 서강대 교수의 공동 번역으로 프랑스에 소개됐다. 번역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장 노엘 주테는 최미경 이화여대 교수와 짝을 이뤄 황석영의 작품들을 번역했고 『손님』은 2004년 프랑스 페미나상 외국어 소설 부문 1차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이승우(57) 역시 프랑스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역시 장 노엘 주테와 함께한 『생의 이면』은 2000년 페미나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식물들의 사생활』 『오래된 일기』 등도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 이들의 강연은 지난 3월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파리국제도서전에서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영하(48) 작가와 신경숙(53) 작가는 영미권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 작가는 미국 저명 출판사인 호튼미플린하코트에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출간한 이후 꾸준한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내년 초 네 번째 작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출간 예정이다. 신 작가는 2012년 『엄마를 부탁해』로 여성 작가로는 처음 맨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아마존닷컴에서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 두 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김지영(35)씨는 주목받고 있는 번역가 중 하나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번역한 유영난씨의 딸로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한국어와 영어가 능통할뿐더러 웨슬리언대에서 역사와 불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배경지식이 강점이다.


2002년 출간 이후 28개국에서 150만 부 이상 팔린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53) 작가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해외 판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KL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는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 문학작품”이라며 “영미권에서는 『어린 왕자』 『샬롯의 거미줄』 등 우화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린이가 아닌 성인 대상 소설로 출간됐다”고 밝혔다.


배수아(51)·이정명(51)·정유정(50)은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작가군이다. 소라 킴 러셀이 번역한 배수아의 『철수』는 지난해 국제펜클럽이 주관하는 펜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데버러 스미스가 배 작가의 『서울의 낮은 언덕들』 등을 번역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인디펜던트 포린 픽션 프라이즈 후보작으로 오른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도 독특한 소재와 문체로 현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형 스릴러 소설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정유정의 『7년의 밤』은 독일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가 선정한 ‘최고의 스릴러 소설 톱10’ 중 9위에 올랐다.


올 들어 세계 유수의 문예지들이 한국 문학 특집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 역시 고무적인 현상이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아시아 문학 전문 문예지 ALR은 지난달 한국 작가 12명의 작품을 발췌·번역해 수록했다. 미국 잡지 ‘오늘의 세계 문학(WLT)’에서 주목할 만한 번역도서로 선정된 천명관(52)의 『고령화 가족』뿐만 아니라 김애란(36)·한유주(34)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마노아’, 프랑스의 ‘마가진 리테레르’, 러시아의 ‘외국문학’ 등도 한국 문학 특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편혜영(44) 작가의 『재와 빨강』과 『홀』도 내년부터 미국 아케이드 퍼블리싱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 유력 출판사여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기발랄한 글솜씨를 뽐내는 김중혁(45) 작가와 박민규(48) 작가 등도 에이전트에서 눈독 들이고 있는 기대주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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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