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침묵했던 다수’ 끌어낸 트럼프, 2008년 오바마와 비슷

김춘식 기자


“2008년 민주당의 오바마는 2016년 공화당의.”


미국 내 한인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단체 ‘시민참여센터(KACE)’를 이끄는 김동석(58·사진) 상임이사는 ‘트럼프 돌풍 현상’을 이렇게 정리했다. 8년 전 버락 오바마처럼 도널드도 지금까지 투표에 나서지 않았던 ‘침묵했던 다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냈기 때문에 공화당 대선 후보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대’의 본선 구도에서 김 이사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조금 더 크게 봤다. 하지만 막말 파문 등으로 약점을 이미 드러낸의 경우 향후 지지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 반면 클린턴은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팽팽한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 이사는 92년 로스앤젤레스(LA) 흑인 폭동을 계기로 20년 넘게 미국 내 한인 권익 증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주류 정치권과도 네트워크가 긴밀한 그는 올해 미국 11개 주를 돌며 대선 예비선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최근 방한한 김 이사를 18일 시내 호텔에서 만나 미국 대선 현장의 돌풍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트럼프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수도 있나. “미국시민 입장에서가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가 됐다는 건 대통령이 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선에서 이겨) 백악관까지 갈 가능성이 30%는 넘어섰다고 본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아주 너덜너덜하게 파편을 맞은’(상처투성이로) 민주당의 클린턴이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예상한다. (너덜너덜하다고 말한 이유는)가 물불을 가리지 않는 네거티브로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네거티브가 유권자들에게 주는 영향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약했는데 공화당 예비선거에서의 네거티브 방식이 먹힌 걸 보니 클린턴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다. 후보 확정 뒤 양자 구도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왔다는 점에서의 승리 가능성도 30% 이상은 된다.”


-공화당 주류가를 후보로 인정하게 됐나. “선거운동을 책임지는 공화당 지도부가 이제 ‘트럼프가 물건이 된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도를 만난 것이다. 대선에서 질 거라고 보면 계속 거부할 텐데 판단이 달라졌다. 공화당은 이번에 또 지면 12년 동안 계속 백악관을 넘겨주게 되는 것인데,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완전히 주저앉게 된다는 의미인데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니 봉합이 됐다.”


-‘트럼프의 문제점은 모두 드러났고, 그가 ‘괴짜’라는 건 모든 사람이 알기 때문에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약점이 보완되면 지지율이 오를 일만 남았다’는 가설에 동의하나. “트럼프는 지난 4월 19일 뉴욕 경선이 끝난 뒤 ‘앞으로 나는 좋아지기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나쁜 면만 부각됐는데 투표는 미디어가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가 한다’고 했다. 그 발언이 있은 뒤의 메인 캠프가 정상적으로 꾸려졌다. 그전까지 선거운동의 특징은 돈 안 드는 선거를 했다는 것,가 과거 고용했던 로비스트들로 팀이 짜졌다는 것이다. 그런 팀들이 정리가 됐고, 4월 19일 이후엔 정상적인 운동을 하자는 쪽으로 기류가 달라졌다.는 빠른 속도로 이미지 변신을 할 것이고 공식 후보가 되면 공화당에서 운동을 책임질 것이다.”


-폭발적 인기의 배경은. “(정통) 보수층에서만의 인기로 보기는 어렵다. 그의 인기는 공화당이란 틀 안에선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유권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한마디로 ‘그동안 침묵했던 다수’인데, 그런 점에선 2008년의 오바마와 비슷하다. 2008년의 오바마가 2016년 공화당의다. 당시 오바마의 타깃도 기존에 정치권에 투표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투표를 안 했던 사람들을 투표하게 하는 전략이었다.도 똑같다.”


-예비선거 현장에서도 그 분위기가 느껴지나. “트럼프는 경선이 열리는 주의 수도엔 가지 않는다. 수도에서 2~3시간 떨어진 군청 소재지에 가서 백인들을 모아 놓고 캠페인을 한다. 무대도 없이 어깨동무를 한다. 2000명 정도가 모이면는 먼저 취재하러 온 주류 언론의 기자들에게 ‘왜 근거도 없는 방송을 하느냐’며 때리려고 든다. 그렇게 집중도를 높인다. 몰려든 못 배운 백인들을 상대로 ‘몇 년 동안 실직상태냐’ ‘얼마나 힘드냐’고 말한다. 이런 모습이 지역 TV에 나간다.의 유세장은 아주 조용하다. 대도시에서 훈련된 유권자들이 (시끄럽게) ‘와~’ 소리를 내는 것과 다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반드시 투표장으로 가서 투표를 한다.”


-다른 후보들과는 아주 다른 것 같다. “그렇다. 아이오와에선 테드 크루즈가 이겼다. 그의 유세장은 ‘미국이란 곳이 얼마나 큰 신의 축복으로 시작됐느냐. 앞으로는 우리의 책임이다’며 우리로 치면 ‘순국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여기저기서 기도를 한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너무 과거의 운동 방식이었다. 공화당이 장악한 지역의 패밀리 네트워크와 수퍼팩(액수에 제한 없이 합법적으로 선거자금을 기부할 수 있는 조직)을 활용하는 식이었고, 공화당 유권자들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은 얼마나 바뀔까. “민감한 국내 이슈 관련 부분이 아니라면 (지도자가 바뀌어도) 미국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이민정책이 크게 바뀐 것은 테러 때문이었다.가 주한미군 관련 발언을 하고, 시골에서 지지자들에게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자들을 내쫓겠다’고 말하는 건 그렇게 해야 인기가 오르기 때문이다. 본선의 의제 설정은 당 차원에서 한다. 그때 나오는 정책은 상식 차원일 것이다. 이제까지가의 선거였고, 이제부터는 공화당의 선거라는 뜻이다. 어쩌면 공화당의 부시 정권 8년 이후 오바마로 바뀐 것보다 덜 충격적일 것이다. 미국의 현실적 문제들의 4분의 3 이상에서의 입장은 (여타 후보들과) 다르지 않다.에게 열광하는 지지자들도 경제 불평등이나 빈부 격차 등 경제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 이외엔 부차적인 문제다.”


-트럼프와 지지층이 겹치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이 본선에서를 지지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에서 힐러리가 후보가 된다는 건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그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망가뜨리며 인기 위주 정치를 했다’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 바구니에 담는 정치를 했다’는 비판이 있다. 샌더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힐러리를 선택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를 찍지는 않더라도 투표를 안 할 수는 있다. 그렇게 되면 박빙의 주(스윙 스테이트)가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클린턴이든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택이 중요하다. 입장에선 누구를 선택해야 하나. “객관적으로 볼 때 인도계이자 여성인 니키 헤일리(44)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최적격이다. (당초 마코 루비오를 지지했던) 헤일리는 일찌감치에게 ‘나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지 말라’고 선언했다. 지지자는 주로 보수층 내의 마초나 경제적 약자들이기 때문에 러닝메이트는 남부 보수층 출신으로 여성이면서 생각이 잘 정리돼 있는 사람이 적격이라 할 수 있다. 나중에 공화당 지도부가 헤일리를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이 기획취재팀을 꾸려의 비리를 캔다는 데 성과가 있겠나. “트럼프에 대한 네거티브는 클린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별 충격이 없을 거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미 약점들이 드러난)가 겁날 게 뭐가 있겠나’고들 한다.”


-클린턴이 상처를 입겠지만 결국은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이유는. “투표율이 2008년 오바마가 출마했을 때(61.6%) 이상으로 높을 것 같다.가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의 승부는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5~6개 주에서 갈린다. 미국에서 지식인들의 투표율은 그동안 높지 않았다. 투표율이 높아진다면의 영향, 즉 (미국의 지식인층이) ‘향후 미국의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면서 투표를 많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아나 한국을 보는의 시각은 어떤가.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에서 재산을 모았다. 과거 미국엔 ‘맨해튼을 일본이 샀다’는 말까지 있었다. (돈벌이 경쟁자였던) 일본인을는 가장 싫어했다고 한다.가 자신의 외교정책을 이야기할 때 일본 얘기부터 꺼내는 것은 ‘일본인들에게 미국을 도둑질당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은 ‘미국이 지켜주는 나라’로 본다. 하지만 지금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아니면 말고’ 수준의 발언으로 봐야 한다. 그는 경선 승리 축하 집회에서 자기 딸을 가리키며 ‘너무 예쁘지 않나. 내 딸만 아니면…’이라는 말까지 하는 사람이다.”


-트럼프 현상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가 공화당 후보가 됐는데도 (후보로) 인정을 안 해선 안 된다. 일본은 이미 대비를 시작했다.가 4월 말 이후엔 자신의 외교정책을 말하면서 (나쁜 사례로) 중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또는 멕시코 이야기는 꺼내지만 일본 얘기는 하지 않고 있다. 분석가들은 ‘일본이 (트럼프 주변에 영향을 미치려) 뛰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한다.”


 


 


박승희 중앙일보 정치·국제 에디터,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