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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성장산업에 강한 이유

일러스트 강일구



요즘 세계 산업계를 보면 전통산업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드론·전기차·로봇 같은 신성장산업에는 돈과 기업·사람이 구름처럼 모인다. 예전에는 첨단산업과 신 서비스의 중심은 미국이었고, 미국의 창의성과 혁신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런데 세계금융위기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 첨단산업과 신 서비스의 중심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차이나 포커스

드론·전기차·로봇의 최대 시장 된 중국지금 전 세계 드론·전기차·로봇의 최대 시장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이 전 세계 드론의 메카가 됐다. 전기차 생산 세계 1위는 중국이다. 전 세계 로봇 구입 1위도 중국이다. 지금 세계 1위의 인터넷 국가는 6억9000만 명의 가입자가 있는 중국이고 세계 1위 모바일 국가도 13억 명의 가입자를 가진 중국이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미국의 2.4배, 모바일 인구는 4배다.



전자상거래 거래규모에서도 중국은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정보기술(IT)과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금융영역인 핀테크 서비스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턱밑까지 바짝 추격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 50대 핀테크 업체 중 7개가 중국기업이다. 중국의 ‘3대 명마(名馬)’로 불리는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회장, 핑안(平安)보험의 마밍저(馬明哲)회장이 2013년에 의기투합해 만든 핀테크 회사인 중안(衆安)보험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거세지는 차이나머니의 유혹기술은 시장을 못 이기고 시장은 돈을 못 이긴다. 시장은 돈과 정보를 같이 끌고 온다. 지금 세계의 신성장산업에서 재주는 미국이 부리고 돈은 중국이 버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드론·전기차·로봇 등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이룬 곳은 미국이지만 중국의 추격은 시간 문제였다. 이제 중국은 추격에서 그치지 않고 과감한 추월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은 금융회사와 정부를 통해 엄청난 자금이 지원되며 첨단 서비스와 제품이 순식간에 시장을 형성한다. 중국에서는 지적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 탓에 세계의 모든 기술을 곧바로 베끼고 중국 기업끼리 치열하게 경쟁한다. 지적재산권 보호로 기술의 확산에 시간이 걸리는 서구와 달리 중국에서는 신기술과 새로운 서비스가 순식간에 퍼지는 것이다.



이런 환경 덕분에 중국 기업은 정부가 쌓아준 만리장성의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신성장산업을 동화 속 ‘잭의 콩 나무’처럼 하늘 높이 키우고 있다. 신성장산업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또 다른 환경은 미국과 일본·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인구와 모바일 가입자가 만들어 내는 시장의 힘이다.



기술을 도용당한 서구 1등 기업은 중국이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특허 소송으로 발목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중국은 내수시장에서 다리의 힘을 기른 뒤 날개까지 달아 서방의 덫을 가볍게 지나치고 훌쩍 날아가 버린다. 뿐만 아니다. 시장을 미끼로 2등 기업을 유인해 기술을 이전하게 해 낙후된 기술 수준을 한방에 끌어올려 1등을 추월해 버린다.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을 사들여 기술과 인력·브랜드까지 통째로 흡수해 버린다. 금융위기 이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서구 국가는 중국의 M&A를 고용 창출과 자금유입으로 여기고 환영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는 이미 2014년 중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를 넘어섰다. 중국은 지금 전 세계를 상대로 자본을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의 돈 될 만한 광산과 유전, 브랜드, 호텔, 금융회사, 첨단기업이 모두 중국 M&A의 먹잇감이 됐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창업기업 80%가 서비스와 IT업체중국은 신성장산업에서 막대한 규모의 내부 인프라에 시장을 갖춘 데다 돈을 들고 세계를 유혹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서구 기업이 차이나머니의 유혹에 앞다퉈 정보와 기술을 내놓고 있다. 중국보다 더 두려운 것은 차이나머니에 무릎 꿇은 기술과 정보다. 이러한 기술과 정보에 중국의 자신감과 정부의 철통같은 보호막이 더해져 중국의 신성장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창업전도사로 나섰다. ‘대중창업, 만인혁신’ ‘인터넷+’. ‘중국제조 2025’ 등을 정책으로 내걸고 신성장산업 육성에 총리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리커창 총리 집권 이후 3년간 1059만개 기업이 창업했다. 2015년에만 444만개 기업이 창업해 매일 1만2000개의 신규 기업이 등장했다. 이 중 80%가 서비스와 IT 기업이다.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을 비롯해 전국에 창업단지를 만들었고 이들 기업에 투자한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장외 시장인 신산판(新三板)시장을 개설했다. 2016년 5월 현재 7008개 기업이 상장돼 있고 1918개 기업이 상장 대기 중이다.



미국은 ‘IT 시대’지만 중국은 지금 ‘TIME(Tech of Information, Material, Energy)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이 IT기술의 기반이 되는 부품과 원자재까지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모든 IT기기의 필수부품인 반도체의 국산화에 착수했고 양자통신에도 손을 댔다. 3D 프린팅의 원재료산업과 신에너지 자동차의 배터리, 전장품, 반도체, 무인 운전기술까지 뛰어들었다.



한국이 드론·전기차·로봇 같은 신성장산업에서 중국을 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한국에 여전히 기회는 있다. 밥상 위를 날아다니는 파리도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듯 천리마의 안장에 붙어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부동산과 제조업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2015년 중국의 10대 부자 중 7명이 IT관련 기업인이다. 큰 전쟁이 큰 영웅을 만들고, 큰 시장이 큰 기업을 만든다. 대국의 굴기에는 반드시 거대기업의 굴기가 따르게 마련이다. 중국의 거대한 IT시장이 미국에 버금가는 거대한 신 성장분야의 스타 기업을 만든다.



중국의 신성장산업과 경쟁할 자신이 없으면 중국의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해법이다. 중국 신성장기업을 죽어라 연구해 후강퉁(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매매)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매매)을 통해 잘나가는 중국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재주는 중국이 넘고 돈은 한국이 버는 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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