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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청문회법’ 거부권 고민하는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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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된, 이른바 ‘정의화(사진) 청문회법’으로 고심하고 있다. ‘정의화 청문회법’은 각 당이 국정조사에 합의하지 않아도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을 말한다. 미국식 청문회 제도다. 청와대는 20일 공개 대응은 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한 관계자는 “현안마다 상임위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공무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느냐”며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이 법은 즉시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20대 국회 운영을 19대 국회에서 왜 정하느냐. 졸속으로 처리됐다”며 “여야가 합의도 하지 않은 것을 정 의장이 상정한 걸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강경한 인사들은 거부권 행사도 거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다시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 재의결하면 법안으로 확정된다. 20대 국회 새누리당의 의석은 122석에 불과하다. 본회의에 재의안이 올라가면 가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반면 19대 국회 내(오는 29일)에 개정안이 정부로 넘어오고 박 대통령이 즉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물리적으로 재의결을 위한 본회의 소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 부의된 안건은 19대 임기 중에 처리가 되지 않아 폐기된다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는 일단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면서도 거부권 행사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한 참모는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20대 국회에서 개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청문회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겠다”며 “(청와대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상임위 청문회는 정책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권력형 비리나 큰 쟁점 현안은 국회 특위에서 챙기는 것이니 혼돈하지 않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역시 “국회법 개정은 정 의장이 국회 개혁 차원에서 추진했고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합의로 통과됐다”며 “국회가 상임위별로 청문회를 열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이게 삼권분립에 저촉된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자신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국회의장은 (여당의) 로봇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장은 오전 출근길에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를 통과한 뒤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 일정을 잡는 것은 전적으로 의장의 권한일 뿐 직권상정이 아니다”며 “의장의 권위가 국회의 권위인데 아무것도 못하면 그건 꼭두각시”라고 주장했다.

신용호·이지상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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