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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엄마 잃고 “이제부터 삐뚤어질 거야”…아들의 선언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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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문의 기적』(강정연 글, 김정은 그림, 비룡소, 212쪽, 9500원)은 착한 동화다. ‘평범한 하루가 매일 기적’이란 메시지를 가슴 찌릿한 판타지 속에 담았다. 진부하고 뻔하다 해도 피할 수 없는 감동이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뒤 아빠 박진정씨와 아들 박향기는 화가 많이 났다. 갑자기 사라진 엄마가 원망스러워서다. 그래서 삐뚤어지기로 마음먹었다. 아빠는 술주정뱅이가, 아들은 불량학생이 됐다. 엄마가 분홍색 현관문에 매달아뒀던 문패 ‘행복한 집’에도 ‘안’자를 써넣어 기어이 ‘안 행복한 집’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기적처럼 엄마가 돌아왔다. 날개 달린 엄지공주 모습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72시간. 세 번의 아침, 세 번의 점심, 세 번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엄마가 또 사라진 뒤 문패는 또 바뀌었다. ‘그래도 행복한 집’. “그래도”라고 말할 수 있는 변화야말로 진짜 기적일지 모른다. 눈물이 차오르는 가슴 먹먹한 장면이 여럿이지만, 재기 발랄한 작가의 문체가 책장 넘기는 속도를 재촉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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