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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허삼관 매혈기』 작가 위화가 본 현기증 나는 세상

기사 이미지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위화 지음, 이욱연 옮김
문학동네
256쪽, 1만3500원

소설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 등으로 한껏 눈물을 자아냈던 저자가 이번엔 산문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았다. 저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그의 내면 곳곳을 엿볼 수 있다 .

아들을 향한 잔잔한 사랑, 광적인 축구팬으로서의 행보, 서방 기자의 정치적 질문에 답을 궁리해야 하는 중국 작가로서의 고뇌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북한 관련 에피소드를 전하며 “애국심은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지 한 사람이나 소수의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에선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읽혀지기도 한다. 특히 세계 각지 여행기와 그의 독서 일기는 작가로서의 위화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는 제목이 말해주듯 ‘차이(差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다. 위화가 말하는 차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역사적 차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시기에 성장한 저자가 중국식 자본주의가 만개한 현대의 발전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는 데 따른 것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현실 속 차이다. 이는 동시대의 중국인이 서로 다른 발전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꿈을 갖게 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어린이날 선물로 베이징의 사내아이가 진짜 보잉 비행기를 받고 싶다고 하는데 비해 낙후된 시골의 여자아이는 수줍게 흰 운동화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 위화는 물질적 불균등이 마음의 불균등을 가져오고 끝내는 꿈의 불균등을 낳고 있다며 탄식한다. 인간에 대한 위화의 연민을 읽을 수 있다.

유상철 논설위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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