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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미국차 말리부 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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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차라면 흔히 주는 편견이 있다. 덩치 크고 힘은 좋은데, 어딘가 각지고 세련되지 못한 얼굴. 그리고 ‘기름을 많이 먹는 뚱보’라는 생각. GM을 비롯한 미국 빅3가 과거 일본차와 독일차에 시장을 내주며 쇠락의 길을 걸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잘생긴 미국차’가 오랜만에 나왔다. 달리기도 잘하고, 다이어트에도 제법 성공했다. 한국GM이 새로 내놓은 야심작 ‘올 뉴 말리부’가 그 주인공이다.

19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가는 올 뉴 말리부는 사전계약만으로 벌써 1만대가 넘게 팔렸다.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이뤄낸 성과다. 하루에 1250대 이상씩 팔린 셈이다. 인기의 비결은 탄탄한 주행 성능과 잘생긴 외관이다.

말리부 중 최상위 트림(2.0 터보 LTZ) 차량을 14일과 15일 양일에 거쳐 230㎞ 이상 시승하며 올 뉴 말리부의 내외부를 꼼꼼히 살폈다. 새 모델은 1964년 첫 공개 이래 9세대로 거듭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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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를 처음 본 느낌은 ‘크고, 늘씬하다’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날렵해 보이는 전면 마스크다. 얇고 강인해진 라디에이터 그릴에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이 어우러져 있다.

신형 말리부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새로운 패밀리룩인 ‘듀얼포트 그릴’을 적용했다. 과거 두터운 직선이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지르던 것에서 그릴을 위-아래로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바꿨다. 덕분에 ‘코 큰 애’로 불리던 기존 쉐보레 모델들과 달리 앞 얼굴이 두텁지 않게 다듬어졌다.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옆 모습이다. 전면부 본 네트 부분을 길게 뽑고, 측면은 쿠페형으로 자세를 낮춰 아우디의 A7과 비슷한 날렵함이 전해졌다. 참고로, 말리부는 중형차지만 바디 자체(전장 4925mm, 휠베이스 2830mm)는 준대형차들과 비슷한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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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에도 공을 들였다. 실내는 심플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운전석과 보조석에 좌우 대칭인 듀얼콕핏(Dual-Cockpit) 디자인을 적용, 최첨단의 느낌이 묻어나도록 했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은 곡선으로 자연스레 처리했다. 과거엔 모두 직각으로 딱딱 떨어졌었다. 때문에 여성 운전자들은 ‘촌스럽다’고 불평하던 부분이었다.

내부 인테리어 곳곳에 우드(나무) 소재를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적당한 수준의 우드 사용은 고급감과 편안함을 높여준다. 과거 안정적인 주행성능에도 불구하고 ‘사출성형’으로 내부를 뽑아낸 듯한 인테리어가 아쉬웠던 쉐보레로선 장족의 발전이다.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전장 4925mm로 준대형급으로 차체를 키웠고, 휠베이스 역시 이전보다 93mm 더 넓게했다.

기존엔 좁다고 지적받던 뒷좌석 레그룸 역시 3cm 가량 넓혔다. 웬만한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도 여유로울 정도다. 또 뒤로 갈수록 차 높이가 낮아지는 쿠페형 루프 라인(roof line)임에도 뒷좌석 머리공간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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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성능은 역시 올 뉴 말리부의 최대 장점이다. 도심과 지방 국도, 고속도로를 넘나드는 시승 주행 중 말리부가 달리기로 밀린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2.0 터보 모델은 기존 말리부의 2.4 모델(170 마력, 23.0 kg.m)과 비교할 때 80 마력, 12.7 kg.m 이 향상된 250 마력, 35.7 kg.m의 파워를 자랑한다.

피치못할 ‘급차선 변경’ 시에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자세제어 능력도 그만큼 다듬었다는 얘기다. 특히 시속 50㎞~100㎞의 중고속 주행 구간에서 안정감은 기존 모델들을 압도했다. 연비도 꾸준히 공인연비(2.0L 터보기준, 복합 10.8㎞/L) 수준을 넘나들었다. 시승운전이 일반 정속주행보다 훨씬 거칠고, 급가속과 급제동이 반복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여기에 독일이나 일본차 브랜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신형 말리부에는 동급 최초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 Assist)과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실제 운전시 차선을 이탈할 경우 핸들이 차선 안쪽으로 도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여기에 전방 보행자와 충돌을 막기 위한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은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FSR ACCㆍFull-Speed Range Adaptive Cruise Control)과 연계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능은 총 17개에 달하는 초음파 센서와 장ㆍ단거리 레이더 및 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주변을 상시 감시해,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을 전방 LED등의 깜빡임을 통해 경고하고, 긴박한 경우에는 차가 알아서 제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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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첨단 기술이 구동하는 방식은 조금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충분히 잘 작동한다. 하지만, 작동 자체가 ‘다소 급작스럽게’ 이뤄지다 보니 운전자가 놀랄 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하기야, 갑작스러운 전방 추돌을 피할 수 있는 것만도 어딘가.

우수한 성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가격은 1.5L 터보 모델이 2310만~2901만원, 2.0L 터보 모델은 2957만~318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분 적용)이다.

시승 총평을 말하자면, ‘모처럼 잘생긴 미국차’가 나왔다. 미국 차답게 달리기 성능도 우수하다. 그래서인지 지금 계약해도 두 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더 좋은 건, 올 뉴 말리부의 경우 전량 한국GM의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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