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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비박 중심 비대위 인선에 “정진석 사고 쳤다, 빨리 수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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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계 인사들은 18일 “분당(分黨)”을 입에 올렸다. 김태흠 의원은 오전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난다”며 “정당은 이념이나 목표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비박계가 갈라서고 싶으면 갈라서자고 해라. 우리는 아쉬울 게 없다”고도 말했다.

20대 총선 새누리당 당선자 122명 중 친박계는 70여 명이다. 만일 비박계 50여 명과 결별하면 ‘미니 여당’이다. 2004년 152석으로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정부 말기에 탈당자가 속출해 2007년 73석까지 쪼그라든 적이 있다. 이렇게 되면 여당으로서 입법 지원에 지장이 생기고 정권 재창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친박계가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당 불사론’이 커지고 있는 건 왜일까.

답은 친박계들이 18일 일제히 “같은 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나선 데 있다. 친박들이 말하는 ‘당 정체성’이란 ‘여당으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있느냐’다.

김태흠 의원은 “우리가 만든 대통령이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함께 칭찬받고 함께 비판받자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결국 ‘박 대통령과 함께 욕 먹을 각오가 안 된 사람은 필요 없다’는 논리로 정신무장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각오’는 박 대통령이 레임덕 세션(임기 말 권력누수기)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과 직결된다.

4·13 총선을 앞두고 공천 갈등이 불거졌을 때 친박계 내부에선 “의석 수가 좀 줄어도 정체성이 통일된 당이 돼야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 탈당을 관철시킬 때 그랬다. 이런 주장들이 발전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으려면 의석이 122석보다 더 주는 일이 있어도 통제 가능한 여당을 만드는 게 낫다는 논리까지 온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친박 핵심 의원은 “내년 대선 후 야당을 할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여기에 이른 건 계기가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박계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 비대위는 이튿날(16일) 첫 회의에서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청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친박계 입장에선 정체성 훼손 사태를 몸소 지켜본 셈이다. 복수의 친박 인사들은 상임전국위원회를 보이콧하는 결정적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런 친박계의 판단에 청와대가 영향을 미쳤느냐다.
 
▶관련기사
① 친박 "비박이 침소봉대" vs 비박 "친박의 사리사욕"
② '막장' 총선 때와 다른 게 없는 친박…양아치니?


친박계 인사들은 “청와대의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최경환 의원의 역할에 대해선 몇몇 얘기가 나온다. 한 친박계 핵심 인사는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 인선 소식을 접하고 최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정진석이 사고를 쳤다. 빨리 수습하라’고 당부했다”고 귀띔했다. 분당까지 거론하는 새누리당 사태에 대해 청와대가 우려하거나 경고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금 여당을 쪼개는 게 청와대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분당을 얘기하는 친박들은 비박계에 당권이 넘어가 불이익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남궁욱·김경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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