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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동네 아이들 모아 뮤지컬 창작 가르쳐…김인호, 대학생 모아 중고생 5000명 무료 과외


| 김아영 콩나물 꿈의학교 교장
아이들이 직접 극본 쓰고 안무도 짜

[연중기획] 매력시민 세상을 바꾸는 컬처디자이너

실수하면서 길 찾는 법 깨우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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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콩나물 꿈의학교 교장


“아이들에게 늘 ‘꿈은 그냥 뛰어드는 거야’라고 얘기해요. 작가가 되고 싶으면 글을 쓰면 되고, 작곡가가 되고 싶으면 노래를 만들면 되죠. 일단 해 보면 자신의 한계를 만나고, 그걸 넘어서면서 조금씩 꿈에 다가가는 거라고요.”

경기도 김포에 있는 ‘콩나물 뮤지컬 제작 꿈의학교(콩나물 꿈의학교)’는 ‘실패’를 가르치는 학교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꽉 짜인 커리큘럼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스스로 깨지고 부딪히며 창작 뮤지컬을 만든다. 작곡가 김아영(43) 교장은 아이들이 실수를 하면 “음, 다시 해 봐” 용기를 불어넣을 뿐이다. “자유로울 때 진짜 창의성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의 시행착오를 보면 쉬운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 근질근질하지만 꾹 참아요. 본인들이 길을 찾아낼 수 있도록.”

정작 김 교장 자신은 “부모와 세상이 요구하는 모범생의 길”을 걸어왔다.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오케스트라 공연 편곡 일이나 음대 입시강사를 하며 이름도 날렸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둘째가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엄마에게도 늦은 사춘기가 찾아왔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지만 재미가 없었어요.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던 일을 정리하고 2013년 동네 초등학생들을 모아 음악을 가르치는 ‘콩나물 마을학교’를 열었다. “아무 사전정보 없이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상상도 못했던 감상이 쏟아져요. 늘 장난만 치던 아이가 마음속 슬픔을 털어놓기도 하고.” 잊고 있던 ‘음악의 힘’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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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마을학교’는 2015년 7월부터 경기도 교육청이 진행 중인 ‘꿈의학교’ 지원사업에 선정돼 ‘콩나물 꿈의학교’로 운영 중이다. 매주 토요일 김포와 인근 지역 중고생들이 김포 푸른솔중학교에 모여 뮤지컬을 만든다. “겉으로는 문제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저마다의 불만이나 고민을 갖고 있어요. 이야기를 풀어내기엔 뮤지컬이 제격이라 생각했죠.” 시설비와 강사비는 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고, 식대나 간식비 등은 학생들이 부담한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인 만큼 인근에 사는 대학생 형·누나들이 ‘선생님’이 아닌 ‘서포터스’로 함께한다.

1기 학생 25명이 직접 극본을 쓰고, 무대를 만들고, 안무를 짠 창작 뮤지컬 ‘아재꽃집’은 올 1월 김포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완성도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교장으로서 더 흐뭇한 건 아이들의 변화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선생님 이거 해도 될까요?’ 일일이 물어봤어요. 실패가 두려운 거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 이거 할게요’로 바뀌더라고요.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 판단을 믿기 시작했다는 게 대견했어요.” 지난 14일에는 2기가 출발했다. 김 교장은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아이들도 꿈의학교에서의 경험을 통해 재능을 찾아내고 이를 나누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인호 미담장학회 이사회 의장
“돈 때문에 공부 못하는 일 없게 하자”
11개 대학 봉사 동아리 뭉쳐 전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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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미담장학회 이사회 의장


‘미담장학회’ 역시 ‘콩나물 꿈의학교’처럼 교육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다. ‘모든 사람이 교육에서 소외받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전국에서 600여 명의 멘토가 50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2010년부터 이제까지 미담장학회를 거쳐 간 학생만 1만 명이 넘는다.

미담장학회의 시작은 미미했다. 현재 미담장학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인호(27)씨는 2010년 군대에 다녀온 뒤 아르바이트로 공부방에서 10여 명의 아이를 가르쳤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공부방이 문을 닫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돈 때문에 사람이 공부를 할 수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직접 공부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무료로 공부를 가르쳐야겠다고 결심하고 학생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 8명의 학생이 모였다. 장소를 고민하다 자신이 다니던 경북대 강의실을 떠올렸다. “대학교 강의실이 수업이 없는 주말이면 텅텅 비어 있어 그곳에서 수업을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대학이라는 곳은 누구나 배움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렇게 해서 탄생한 미담장학회에서 수업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날로 불어났다. 지원자가 늘어 여러 멘토를 뽑아 함께 과외를 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KAIST 재학생인 장능인(27)씨를 만나 미담장학회를 함께하게 된다. 다른 대학교에서도 함께하자는 요청이 왔고, 현재는 지방 유력 대학 11곳에서 중고생을 대상으로 무료 과외를 하던 동아리들이 뭉치면서 전국구로 규모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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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장학회는 주요 과목만 가르치지 않는다. 수업 커리큘럼에는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도 포함돼 있다. 김씨는 “현재 고등교육은 대학에 아이들을 밀어 넣는 데만 치중돼 있는 것 같다”며 “대학에서 어떤 과목을 전공하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 건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13년 미담장학회는 사회적 기업으로 변화를 꾀했다. 사회적 기업으로 바뀌고 나선 초등학교 돌봄교실 위탁 운영과 같은 영리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현재 미담장학회의 연 매출은 사회적 보조금을 포함, 12억원에 달한다. 미담장학회의 이러한 활동은 대외적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 미담장학회는 2012년 교육기부장관상인 제1회 교육기부대상과 2013년 대한민국 나눔 국민대상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김씨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2014 대한민국 인재상(대학생 부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고민이 많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훨씬 커졌고, 나이에 비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담장학회에서 계속해 보고 싶은 일은 많다”고 했다. “나의 올바른 판단으로 내가 속한 단체 혹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면 행복하더라고요. 앞으로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행정가가 되고 싶습니다.”

글=이영희·정아람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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