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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골퍼' 위창수의 20년 소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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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창수 선수

‘비운의 골퍼’ 위창수(44)가 20년 투어 생활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강산이 2번이나 바뀐 긴 세월이었지만 “아쉽다”는 한 마디로 간략히 정리됐다.

2014 시즌을 끝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드를 잃은 위창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위창수는 지난 10시즌 동안 준우승만 5번 했다. 이런 아쉬움이 있기에 골프 클럽을 더욱 놓을 수 없다. 17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만난 위창수는 20년 소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학교 선생님을 하려고 했는데 대학 마지막 해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프로 골퍼를 선택한 게 여기까지 왔네요”라고 허허 웃었다. 위창수는 역사 등에 관심이 많아 프로 골퍼 이전에 고등학교 선생님을 꿈꾸기도 했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위창수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4년간 야구를 했다. 그때도 공을 맞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골프도 그런 점에서 재미있어서 흥미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미국 네바다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1995년 프로로 전향했고, 이듬해부터 투어 생활을 했다. 그리고 올해로 만 20년이 됐다.

올해 위창수는 미국 웹닷컴(2부)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가끔 PGA 투어에 뛰기도 한다. 그는 “PGA 투어에서 150번 이상 컷 통과를 하면 영구 회원 자격을 얻는다. 그래서 PGA 투어 대회에 뛸 수 있는 기회가 매년 10번 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4 시즌을 끝으로 풀시드를 잃었지만 위창수는 2015 시즌에도 9번의 1부 투어 대회를 소화했다. 올 시즌에도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1라운드 후 기권했다.

웹닷컴 투어는 올 시즌 8개 대회를 소화했다. 루지애나 오픈에서 7위에 올라 현재 상금랭킹 90위에 올랐다. 나머지 7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을 했기 때문에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는 “1부 투어 시드를 잃은 뒤 상실감이 컸고, 자존심도 상했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아직까지 골프가 가장 자신 있고 사랑하는 일이라 놓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동료가 건넨 조언을 아직까지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선택을 했으면 100%를 다 쏟아라’는 말이었다. 위창수는 “동료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이후 골프에만 100%을 쏟았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이 생기자 골프에만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10살 딸과 6살 아들을 둔 위창수는 “가장 이상적인 건 하는 일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제 어쩔 수 없이 직업으로 바뀌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됐다”며 “그래서 예전보다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이 줄었나’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분명한 건 예전보다 연습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는 “7시간을 해도 연습이 지겹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은 2시간만 집중해서 해도 지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운 대회는 PGA 투어 2012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 당시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마지막 날 이븐파에 그치며 필 미켈슨(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그는 “프로암에 나가면 아마추어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이 어디냐’였다. 그러면 항상 페블비치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페블비치 대회에서 가장 우승하고 싶었다”고 아쉬워했다.

미켈슨은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위창수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너무도 아쉬워 잠을 이루지 못했던 위창수는 대회 하이라이트 영상을 여러 번 봤다고 한다. 그는 “미켈슨이 그날 시도했던 퍼트가 모두 들어가더라. 최경주 프로가 얘기한 것처럼 ‘우승은 본인이 잘해야 하지만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는 게 절실히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위창수는 국내 대회에서는 우승을 5차례나 했다. 2001년 SK텔레콤 오픈을 시작으로 신한동해오픈, 포카리스웨트 오픈 등을 석권했다. 특히 2001년과 2002년에 SK텔레콤 2연패를 차지했다. 두 대회에서 모두 연장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려 더욱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우승 당시에는 우승 재킷이 지금의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이었다.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또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자신감을 얻어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위창수는 한국 여권을 가지고 다니는 한국인이다. 그는 최경주와 양용은 등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빈 코리안 브라더스 1세대라 할 수 있다. 아직 젊고 골프를 사랑하기에 PGA 투어 복귀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아들이 TV에서 아빠의 모습을 보게 해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한창 1부 투어에서 잘 할 때 자식들은 너무 어려서 몰랐다”며 “다시 잘 해서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는‘아빠 골퍼’가 대세다. 그래서 위창수의 활약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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