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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닛산 경유차 같은 실험했는데 한국 "조작" 영국 "아니다"

“닛산이 고의로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양을 불법 조작했다”는 환경부의 발표에 대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의 발표와 반대로, 영국 정부는 논란이 된 닛산의 시스템이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양국 도로주행 테스트 정반대 결론
한국 환경부 “배기가스 장치 변조”
영국서도 질소산화물 많이 나왔지만
“불법 조작은 없었다” 취지로 판단

본지는 영국 교통부가 4월 21일 발표한 ‘자동차 배출가스 프로그램’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닛산의 배출가스 조작이 불법인 폴크스바겐과는 다르다는 게 핵심이다.

보고서는 배출가스 조작 시스템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실험실 패턴 인지 전략(Cycle Recognition Strategy)’이다. 특정 시험장에서 온도는 20~30도를 유지하고 공조기는 끈 상태로 차량이 주행할 때 배기가스를 측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규정된 상황에서만 배출가스 조작 시스템이 작동할 경우 이를 ‘실험실 패턴 인지 전략’으로 본다. 이는 불법이다. 폴크스바겐의 이른바 ‘디젤 게이트’가 이런 방식이었다.

둘째, ‘온도 기반 전략(Temperature Dependent Strategy)’이다. 이는 특정 온도에 다다르면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동작하는 방식이다. 닛산 캐시카이처럼 특정 온도(35도)를 넘어설 때마다 항상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가동이 멈췄다면 이는 ‘온도 기반 전략’으로 구분된다. 영국 정부는 이를 합법으로 본다.

그렇다면 유럽에선 왜 온도에 따른 배출가스 조작을 허용할까. 차량 안전을 위해서다.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장치가 특정 상황에서 엔진이나 주요 부품을 손상한다면 배출가스 관련 장치를 조작해도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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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리나라 법에서도 그대로 통용되는 논리다. 제작자동차 인증고시 제2조의 19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기능이 저하되도록 부품 기능을 정지·지연·변조하는 것’을 ‘임의설정(defeat device)’이라고 정의하면서, 불법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같은 고시에는 ‘다만 장치의 목적이 자동차의 안전한 운행, 엔진의 사고 또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될 경우엔 임의설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예외조항도 명기하고 있다. 영국 교통부의 ‘온도 기반 전략이 합법’이란 논리와 대동소이하다.

영국 정부 보고서는 37개 경유 차종이 도로를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NOx)을 얼마나 내뿜는지 조사했다. 실험 방식은 한국 환경부 방식과 거의 유사하다. 결론도 비슷하다. 캐시카이는 영국 조사에서도 1.5g/㎞라는, 적지 않은 양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환경부 테스트(1.67g/㎞) 결과와 거의 동일한 수치다.

하지만 조작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양국이 정반대다. 영국 정부는 캐시카이 등이 적용한 ‘온도 기반 전략’을 합법으로 판단했다. “이 전략을 적용하지 않으면 EGR·엔진의 일부 부품이 실질적으로 손상된다는 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부는 16일 같은 시스템을 불법으로 보고 판매중지·리콜명령과 함께 형사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기사 폴크스바겐 바로 조작 시인…닛산은 “어떤 부정도 없었다”

한편 환경부가 6개월 전부터 닛산차의 EGR 구동 방식을 인지하고 합법으로 판단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입차량 인증 관련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20분 동안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인증시험(NEDC)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환경부는 ‘EGR 워킹 로직(작동원리)’ 등 자료를 제출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흡기온도가 35도 이상이 되면 EGR이 비활성화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닛산이 고의로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환경부 주장은 신빙성을 잃는다. 환경부는 당시 닛산의 EGR 시스템을 합법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11월 ‘배출가스인증서(Emission Certification)’를 발급한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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