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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툭하면 “주한미군 철수”…무기시장 큰손 한국 간과한 듯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TV를 주문하면 다 삼성·LG”라며 한국이 안보를 미국에 맡긴 채 제품만 팔아먹는다고 비판해 왔다.

미군과 작전 공조 위해 장비 구매
2014년 8조원어치 미국서 도입
한국 대미 TV수출액의 36배 넘어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 역할도

하지만 미 의회조사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78억 달러(약 9조1500억원)의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에 올랐고 이중 70억 달러(약 8조2000억원)어치를 미국에서 도입한다. 이 액수는 2014년 미국이 성사시킨 무기 수출 계약 362억 달러의 2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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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대미 TV 수출액은 1억9040만 달러(약 2200억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TV는 미국 현지 생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14년으로 따지면 한국의 미국산 무기 도입 규모는 TV 수출의 36배가 넘는다.

트럼프가 미국만 손해 본다는 논리로 주한미군 철수를 꺼내든 데 대해 세계 방산시장의 ‘큰손’ 한국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는 또 다른 현실은 모르는 단순 논리에 빠졌다는 비판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16일 “그간 미국제 무기를 집중 도입한 것은 한·미 간 작전 연동성을 고려했기 때문인데 주한미군이 빠지면 무기 체계를 맞출 필요가 사라져 장기적으론 무기 도입선 다변화로 가게 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 세계 군비지출·무기이전 보고서(WMEAT)’에서도 2010∼2012년 3년간 한국의 무기 수입액 22억2000만 달러 중 21억6000만 달러어치가 미국산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선 2011∼2015년 한국의 무기 도입에서 미국제 비중이 80%였다.

한국이 미국 무기 수입에 집중하는 이유는 주한미군으로 대표되는 한·미 군사동맹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한미군과 동일한 무기 체계를 사용하는 게 실전에 유리하다는 측면도 있다. 한국 정부는 1조80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아파치 공격 헬기 36대를 도입한다. 2013년 기종 선정 땐 아파치가 가격이 비싸 불리했지만 당시 주한미군이 아파치 헬기 대대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는 게 영향을 미쳤다. 터키우주항공사가 싼 가격을 앞세워 헬기(T-129) 수출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한국이 7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차기 전투기사업 기종으로 록히드마틴의 F-35 40대를 선정한 데도 한·미 공군의 작전 연동성이 영향을 미쳤다. F-35의 경쟁자였던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는 대대적인 기술 이전을 내걸었지만 밀렸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전면 철수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작전 연동성은 사라진다. 차두현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그간 한국의 전력증강사업은 일정 부분 주한미군을 전제로 만들어진 만큼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밑그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미군 무기체계와 연동해야 하는 제약은 없어진다”고 밝혔다.

차 연구위원은 “수십 년 된 무기 체계를 단번에 바꾸기는 불가능하고 최고 수준의 무기 체계는 역시 미국에 있다”면서도 “한국이 비용 부담 때문에 최첨단 무기 대신 북한군 전력에 맞춘 중간 수준의 무기 체계로 눈을 돌릴 경우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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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위원도 “현무 미사일은 미국이 아닌 러시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이 나가면 러시아제도 기술 도입 차원에서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한미군은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을 견제하는 ‘벽’이기도 하다. 피트 킹 공화당 하원의원은 CBS 방송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면 중국에 대한 우리 지렛대만 약해지는 것을 트럼프가 알고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 입장에서도 결코 쉽게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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