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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에 나온 대영극장 50년 역사 스크린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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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애환을 함께한 부산 남포동 대영시네마가 18일 50년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는다. [사진 강승우 기자]


“무슨 소립니까, 이제 대영극장이 없어지는 겁니까?”

부산에 남아있던 마지막 향토극장
1990년대 멀티플렉스 변신했지만
남포·광복동 상권 쇠퇴로 경영 악화


16일 오후 영화를 보러 부산 남포동 대영시네마를 찾은 신갑규(76)·하영순(71)씨 부부. 신씨 부부는 곧 대영시네마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랐다. 신씨는 “1960년대 후반 이곳에서 영화를 보며 애정을 쌓곤 했는데, 추억거리 하나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운하다”며 아쉬워했다.

10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왔던 대영시네마가 50년 역사를 뒤로하고 18일 폐업한다. 대신 롯데시네마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롯데시네마 부산대영점으로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8개 관을 갖춘 대영시네마는 부산 출신 원로 영화배우 고은아(본명 이경희)씨가 대표로 있다.

1957년 문을 연 대영극장은 빠삐용(1974년)·미션(1986년) 등 수많은 영화를 상영하며 70~90년대 초반 전성기를 맞았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김종만(58) 전무는 “80년대 당시 남포동에는 대영·혜성·부영극장(현 부산극장) 3곳이 3500석을 자랑했다”며 “당시 주말에는 관객이 서서 볼 정도로 영화관이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전무 설양수(70)씨는 “당시에는 아무 영화를 틀어도 관객이 몰렸다”며 맞장구를 쳤다.

대영시네마는 20년 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창기에는 주상영관이었다. 당시 하루 관객 수가 최대 5000명을 넘을 정도로 제2 전성기를 맞았다. BIFF 발상지 남포동에서 시민과 애환을 함께 한 것이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등장으로 사양길을 걷던 대영극장은 1994년 1차 폐관했다. 멀티플렉스는 식당·쇼핑몰 등을 함께 갖춘 복합 상영관을 말한다.

대영극장도 변신을 시도했다. 1999년 7월 혜성극장과 합쳐 6개 스크린을 갖춘 당시로서는 최신 시설의 ‘대영시네마’로 재개관한 것이다. 하지만 남포·광복동 일대의 상권쇠퇴와 함께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경영 상태가 나빠졌다. 설 전무는 “최근 5~6년 새 극장을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시대 변화에 따라 시설을 바꾸고 해야 하는데 못 따라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많을 때 80명이나 되던 직원은 이제 20명이 채 남지 않았다.

설 전무는 “거가대교 개통 이후 거제도 주민이 많이 넘어와 극장가를 찾았지만 최근 조선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대영시네마가 폐업하면 부산 향토극장의 명맥은 끊긴다. 부산의 26개 영화관 모두 대기업 소유이거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 등으로 바뀌어서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부산극장도 2009년 업무제휴로 경영·소유가 분리된 ‘메가박스 부산극장’으로 바뀌었다. 이 영화관은 지난해 5월 신축 공사에 들어가 오는 7월 새 모습으로 재개관한다.

시민들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윤성(34·회사원)씨는 “지역을 지켜온 향토·독립극장이 자본의 힘에 밀려 하나 둘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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