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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성전 건립은 나라의 일"

서울시의 단군성전 확장건립계획이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 때문에 주춤한 상태다.
기독교계가 단합된 힘으로 반발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추진해오던 계획을 지금에 와서「반발」이 두려워 그만둘 구실을 찾아 엉거주춤하고있는 것이 또 괴이하다.
서울시가 대국적으로 봐서 명분 있는 일을 해왔다면 한 종교단체의 반발이 심해졌다고 어름어름 회피하는 태도가 옳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회피이유엔 그럴듯한 명분이 없는건 아니다.
단군성전은 국가차원의 범국민적 사업이지 지방행정기구인 서울시가 떠맡을 일이 아니라는 구실이다.
따지고 보면 그건 옳은 소리다. 국조에 관한 일을 일개 지방이 다룰 일이 아니라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복 후 40년이나 되고 정부가 선지도 37년이 되는 오늘날까지 민족단합과 주체성의 핵심문제인 국조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고 또 이렇다할 국조존숭의 정신운동이 없다는 것이 역시 이상하다.
물론 지금까지 일부 종교단체가 국조단군을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서 모신 경우가 없지는 않다. 대종교, 단군교, 정일회 등이다.
그러나 그 단군숭배는 국조신앙의 한 부류일 뿐 역사의 단군숭배와는 별개의 것이다.
온 국민이 이땅에 첫 민족국가를 세운 국조를 받들고 그의 뜻과 업적을 기리는 일은 민족통합의 기본틀인 것이다.
국조단군을 내세움은 곧 고려이래 국민적 단결을 위해서다. 그것이『삼국유사』에서 웅녀설화로 표현되었건『제왕운기』에서 손녀설로 되었건 큰 문제는 아니다.
『제왕운기』의 설명처럼『단군은 조선의 성에 거하여 임금이 되었다. 고로 시라(신라) 고례(고구려) 남북옥저·남북부여·예와 맥이 다 단군의 후예다』란 것이 중요한 것이다.
통일신라를 계승한 고려가 단군을 민족전체의 시조로 내세움으로써 혈연에 의한 민족화합을 고취하려했던 정신이 중요한 것이다.
고려가 글안과 여진과 몽고족 등 북방족의 침입에서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내세운 민족단합의 상징이 바로 단군이었다.
그 때문에 고려도 불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지만 동명신사와 단군사에 관을 보내 치제했다는 것이『고려사』의 기록이다.
조선왕조에 이르러는 단군존숭이 본격화했다.
태조 즉위년에 단군은「동방시수명지주」로, 기자는「시흥교지군」으로 평양부로 하여금 시제토록 하고있다.
명과의 관계 때문에 기자를 받들기는 하지만 국조단군에대한 숭배의 도는 더욱 높아갔다.
태종때 변계량은『우리나라는 단군이 시조인데 그는 하늘에서 내려왔으므로 천자가 분봉한 땅이 아니다』고 말하면서 1천년을 넘게 지속되어온 사천의 예를 폐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숭령전을 세워 단군을 주벽에, 동명왕을 종정한 것은 세종이었다. 그때 위패도「조선시조단군지위」로 정했고 기자묘의 기자는「후조선시조기자지위」로 정해졌다.
단군숭모가 공식화하면서 성종이후부터는 명나라 사신마저도 기자묘를 참배할 때 반드시 단군묘에도 참배토록 했다.
이같은 조선조의 단군숭모는 뚜렷한 대의명분의 산물이었다.
천자의 나라인 명에 대해서 민족적 독립성을 표방하기 위해 국조 단군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조선은 비록 유교국가이기는 했지만 민족자존의 기상을 고취함엔 결코 추호의 양보가 없었다.
그것은 나라를 연 역사의 실존인물에 대한 숭배였고 결코 신으로서의 숭배는 아니었다. 구월산 삼성사가 단군을 신으로 모셨던 것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이 우리역사상 단군숭모의 경과였다면 지금에 와서 국조 단군을 소홀히 대접하는 자체가 사실은 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조를 숭모하는 것은 뿌리를 중시하고 선조를 존숭하는 민족전통의 미덕의 표현이다.
그것이 민족의 자존과 단결을 위해 필수적인 것임도 분명하다.
그런만큼 오늘처럼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화합이 초미의 과제가 되어있는 시대에는 특히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국조숭모는 나라와 정부의 일이지 결코 일부종교단체나 지방청의 일일수가 없다.
개천절을 국경일로 삼은 이 나라가 변변한 단군사당 조차 마련 못한다면 논리상 맞지도 않는다.
그것은 온 국민이 함께 추진해야할 나라의 대사다. 거기엔 한사람의 이탈자도 있을 수 없다.
하물며 일부 기독교인들처럼 국조를 우상으로 취급한다거나 민족통합의 심벌을 종교로 취급하며 반발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공종원<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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