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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해화학물질 위협 못 벗어나면 미래도 없다

환경부가 탈취제·세정제 등 생활화학제품 7개에 대해 지난 1월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취했던 사실을 17일 뒤늦게 공개했다. 탈취제 중에는 사용 금지된 PHMG란 물질을 사용한 것도 있었고, 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도 있었다. PHMG는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돼 수많은 희생자를 낸 물질인데 버젓이 사용됐다. 이번 발표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 속에 위험한 화학물질이 도사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없었더라면 자칫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지켜보면서 시민 의식도 달라지고 있다. 화학제품의 성분을 하나하나 확인하기도 하고, ‘친환경’이라고 적힌 제품만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재앙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기업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제품의 구체적인 성분을 감추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공개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인체와 자연 생태계에 해를 끼치지 않는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도 생활화학제품 속의 유해물질에 시민이 노출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이미 위험성이 밝혀진 물질은 적극적으로 제한·금지물질로 지정해 나가는 한편, 독성이 알려지지 않은 물질은 독성을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껍데기만 남았다고 지적받고 있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도 실질적인 보호막이 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학용품·장난감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경우 판매 중지와 제품 회수 명령으로 그칠 게 아니라 해당 업체의 영업정지 등 강화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신생아 열 명 중 하나(10.3%)가 선천성 이상을 갖고 태어났다. 유해물질 탓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저출산·고령화를 걱정하는 우리 사회가 화학물질 위협에서 못 벗어난다면 미래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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