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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100주년 맞은 소록도병원

한센인들의 한이 서린 소록도(小鹿島). 전남 고흥군 도양읍의 국립 소록도병원이 문을 연 지 17일로 꼭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 5월 17일 '자혜의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소록도병원의 처음 모습은 의료 시설보다는 격리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한센인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부모·자식과 떨어져 섬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과도한 노동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이 악화 돼 숨지는 한센인들도 많았습니다.

이제 소록도병원은 한센인들의 복지 공간 및 인권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을 했습니다. 과거 모습 그대로 여전히 남아 있는 감금실·검시실은 한센인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던 증거를 지닌 공간입니다.

소록도에는 병원 개원 100주년에 맞춰 한센병 박물관도 문을 열었습니다. 한센인들의 고통과 슬픔을 짐작해볼 수 있는 역사적 자료와 물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과거 한센인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떠나고 싶었던 슬픔의 섬. 언젠가부터 한센인들의 고향 같은 섬이 된 소록도의 현재 모습을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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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과 소록도를 연결하는 소록대교입니다. 다리 너머 한센인 540여 명이 모여 지내는 소록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섬 한가운데 빨간 건물이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문을 연 한센병 박물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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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대교 끝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소록도병원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해변길은 이곳을 찾는 모든 관광객들이 감탄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질 무렵 더욱 절경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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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병원 본관 건물 옆에 있는 중앙공원은 소록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꼽힙니다. 일제는 정원석으로 쓸 바위와 공원에 심을 나무를 한센인들에게 옮기게 했습니다. 현재 2만5000㎡ 규모로 황금편백·향나무 등이 심어진 중앙공원은 한센인들의 고통이 담긴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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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 가운데에는 눈길을 끄는 흰색 탑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나병을 구제한다'는 의미를 담은 구라탑(救癩塔)입니다. 미카엘 천사가 한센균을 박멸하는 모습이 형상화돼 있습니다. 탑 아래에는 '한센병은 낫는다'는 글귀가 있습니다. 병을 극복하고 싶었던 한센인들의 바람과 슬픔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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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들은 소록도에서 일제에 의해 각종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노동 강도는 목숨을 잃는 한센인들이 있을 정도로 높았습니다. 병원 건물을 추가로 짓기 위한 공사에 쓸 벽돌 생산은 대표적인 강제 노동입니다. 현재 중앙공원 연못의 십자가가 세워진 자리가 벽돌 공장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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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감금실입니다. 일제는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거나 지시에 따르지 않는 한센인들을 여기에 가두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한센인들은 이곳에서 불구가 되거나 숨졌습니다. 이곳은 현재 그림을 전시하는 예술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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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세탁실도 원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작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사진과 설치 작품 등이 전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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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병원 10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소록도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과거 소록도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입니다.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50년 가까이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 본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스퇴거(82) 수녀도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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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문을 연 한센병 박물관의 전경입니다. 연면적 2006㎡, 지상 2층 규모의 박물관에는 소록도를 비롯해 전국의 한센인들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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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병 박물관에 전시된 한센인들의 치료 도구와 생활 용품입니다. 이밖에도 한센인들이 만들었던 벽돌, 치료 약, 단종과 낙태 관련 자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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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성당의 모습입니다. 소록도 한센인들의 약 70%가 교회에, 나머지는 성당에 다닌다고 합니다. 가족과 떨어져 학대와 노동 등 지옥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한센인들에게 종교는 희망을 놓지 않게 하는 마지막 보호 장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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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대교 개통으로 지금은 운영되지 않는 소록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의 모습입니다. 원치 않게 소록도에 들어온 뒤 사랑하는 이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없게 된 이들은 이곳에서 헤엄을 쳐 섬을 탈출하려다가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사진·글 소록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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