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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AI 변호사 ‘로스’, 뉴욕로펌 취직하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이후 AI의 활동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법률서비스 에 도전하는 AI도 등장했다. 무인자동차에서 보듯 AI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반면 일자리를 빼앗는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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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대형 로펌 베이커앤드호스테틀러에 고용된 최초의 AI 변호사 ‘로스’의 가상 이미지와 재판정을 조합한 합성사진.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뉴욕의 대형 로펌 베이커앤드호스테틀러가 최근 미국의 스타트업 로스인텔리전스가 개발한 AI 변호사 로스(ROSS)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미국의 정보기술(IT) 매체 기즈모도 등 외신이 15일 전했다.

로스인텔리전스의 앤드루 애루더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로펌 여러 곳도 로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의 80%가 변호사가 필요함에도 형편이 어려워 고용하지 못한다. 변호사들은 전체 시간의 30%를 자료 조사에 소비하는데 로스를 이용하면 변호사들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는 파산 관련 판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로스는 지난해 투자자 모집 시연에서 “직원이 무능하고 실적도 부진한데 해고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직원의 행동이 근로계약서의 핵심 조건에 위배된다면 해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로스는 IBM의 AI 컴퓨터 왓슨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하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로스의 작동 원리는 구글 등의 검색엔진과 유사하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온라인의 많은 자료 중 필요한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단지 키워드가 일치하는 문서를 나열하는 검색엔진과 달리 로스는 사람의 일상 언어를 이해하고 초당 10억 장의 법률문서를 분석해 질문에 맞는 답변을 만들어 낸다. 애플의 AI 비서 시리처럼 자연언어 처리기술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질문과 답변, 새로운 판례와 법률을 계속해 학습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똑똑해진다.

AI의 역할이 커지면 변호사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발간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5’는 30년 후 AI에 대체될 위험성이 큰 직업으로 의사·번역가·회계사 등과 함께 변호사를 꼽았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벤저민 리우 법학 교수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해야 하는 분야엔 인간 변호사가 남아 있겠지만 판례와 자료를 근거로 판단하는 일은 AI가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승태 "법조인 먼저 사라질 것”=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3월 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오면 제일 먼저 사라질 직업이 판사 등 법조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사법부가 헌법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창의적·창조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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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비스에 AI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변호사와 AI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는 5년 연구 끝에 지난해 지능형 법률정보시스템 아이리스(i-LIS)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에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이르면 2020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변호사는 “아이리스를 활용하면 일반인도 변호사에게 자문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법적·윤리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5~10년 사이에 법정에서 AI 변호사를 활용해 소송을 진행하고 로봇 재판장이 판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엽·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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