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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조작해도 판매 1위…환경 불감증 ‘더티 디젤’ 키웠다

한국닛산의 소형 SUV인 캐시카이의 ‘배출가스 장치’ 조작 판단에 대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 폴스크바겐의 ‘디젤 게이트’ 이후 정부 차원의 ‘장치 임의조작’ 판정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되레 차량 싸게 살 기회로 인식해
한국서 배기가스 조작 끊이지 않아
닛산 고의성 입증은 쉽지 않을 듯
환경부 “조작 의심할 결과 나왔다”

무엇보다 한국이 ‘2차 디젤 게이트’의 진원지로 등장한 것에 해외 언론과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 디젤 게이트에 칼날을 들이대는 것과 달리 배출가스 문제에 둔감한 국내 소비자들은 ‘환경 불감증’ 증세를 보여 온 까닭이다.

미국 등지에서 폴크스바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던 지난해 12월 폴크스바겐은 4500여 대를 팔아(점유율 19%) 국내 수입차 월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디젤 게이트’로 본사가 쑥대밭이 된 지 두 달여 만이었다. 1위 등극은 2년 만이었다. 선납금 없는 무이자 할부 등에 소비자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수입차 업계 마케팅 임원은 “환경엔 큰 문제가 되지만 차량 성능이나 연비는 문제가 없어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평소 마음에 둔 수입 디젤차를 싸게 살 기회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8·서울 중림동)씨는 “업체가 소비자를 속인 것은 화나는 일이지만 평소보다 할인이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닛산의 고의성 여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입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문제가 된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편법적으로 활용해 자동차 업체가 연비와 출력을 좋게 만드는 것은 오래전부터 지적된 일”이라면서도 “다만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정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캐시카이만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 실험을 주관한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장은 “캐시카이의 EGR 중단 기준 온도가 다른 자동차보다 과도하게 낮게 책정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35도 기준이면 외부 온도가 낮은 봄과 가을에도 EGR이 작동하지 않아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캐시카이는 엔진룸 온도와 무관하게 주행 상황에 따라서도 EGR 작동 여부가 결정되는 등 조작을 의심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며 “엔진룸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닛산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환경부 관계자는 “닛산 측은 캐시카이가 유럽에서 ‘문제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유럽에서도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지적이 있었고 현지에서도 ‘고의성’에 대해서만 판단을 보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 게이트가 반복되면서 일각에선 전체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폴크스바겐 골프를 타는 신모(34·서울 문래동)씨는 “차를 운전할 때마다 환경오염 주범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차량 교체 의사를 밝혔다.

임옥택 울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차를 개발해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선 별도 장비를 장착해야 하는데 기술력을 키워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다른 차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디젤의 빈자리를 친환경 자동차가 메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분야에서는 도요타 같은 일본 회사들이 앞서 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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