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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40m 강풍에 끄떡없다더니, 엿가락 된 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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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지사(왼쪽)가 지난 4일 강풍에 무너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의 비닐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서 강풍으로 파손된 비닐하우스 피해액은 70억원이 넘는다. [사진 강원도]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서 농사를 짓는 정모(53)씨는 지난 4일 바람에 비닐하우스 5개 동이 뒤집어지거나 완전히 주저앉는 피해를 봤다. 또 10개 동은 철근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었고 비닐도 찢겨 나갔다. 이날 완파되거나 반파된 비닐하우스 대부분은 강풍과 폭설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내(耐)재해형’이다. 정씨는 “비 때문에 땅이 젖은 상태에서 평소보다 강한 바람이 불어 철근이 뽑히면서 비닐하우스가 파손된 것 같다”면서도 “일정 기준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던 비닐하우스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내재해형 비닐하우스는 지난 30년간 가장 강했던 바람과 가장 많은 양의 폭설을 견뎌내도록 설계돼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에 따르면 고성 지역의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설계 기준은 초속 40m와 적설량 40㎝까지 견뎌야 한다.

하지만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 간성읍에 분 바람은 최대 초속이 22.9m였다. 설계 기준 절반 수준의 바람에 비닐하우스가 뜯겨 나간 셈이다. 이번 강풍으로 고성군 간성읍 흘리 일대 1107개 동의 비닐하우스 중 87개 동이 무너지고 73개 동이 반파됐다.

또 382개 동의 비닐이 찢겨졌다. 34m 강풍에 견디도록 설계된 정선의 경우도 206개 동의 비닐하우스가 파손됐고, 24m의 강풍을 견뎌야 하는 횡성군 비닐하우스도 266개 동이나 파손됐다. 피해액만 70억9500만원에 이른다. 강원도는 현재 파손된 비닐하우스 상당수가 내재해형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지원 사업은 도비와 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되었다. 내재해형 비닐하우스의 경우 1개 동을 짓는 데 650만원이 든다. 농민이 50%(325만원)를 부담하고, 도비 15%(97만5000원)와 시·군비 35%(227만5000원) 등 325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강원도에서만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건립에 투입된 예산은 443억원에 이른다.

국립농업과학원 염성현 연구사는 “기본적으로 내재해형 비닐하우스가 규격 설계도에 맞게 지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25㎝ 깊이로 땅을 팠는지, 파이프 하단 부분을 서로 연결하는 파이프가 따로 설치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와 각 시·군, 재난안전처 관계자들은 16~20일 피해 상황을 정밀 조사한 뒤 보상 규모를 정할 방침이다.

고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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