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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공공기관 이사회, 지방 본사서 연 건 26%뿐


본지, 60곳 올 이사회 분석해보니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 말 충북 음성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총 8번의 이사회를 모두 서울시내 고급 한식당에서 열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전북 전주로 이전한 이후 총 11번의 이사회를 열었다. 이 중 전주 본사에서 개최한 건 한 번뿐이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본사 이전 이후에도 서울에서 이사회를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공공기관의 이사회 개최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서울서 56%, 화상·서면 의결 18%
사외이사, 본사 한 번도 안 가기도
“회의 실명 공개, 활동 알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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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혁신도시 프로젝트에 따라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은 올 2월 기준으로 총 100곳이다. 이 중 공시 의무가 있고, 올해 이사회를 한 번이라도 개최한 공공기관은 60곳이다. 이들은 5월까지 총 179번의 이사회를 열었는데 이 가운데 100번(55.9%)이 서울에서 개최됐다. 화상과 서면으로 의결한 경우(33회·18.4%)를 제외하고 이전한 본사 소재지에서 이사회를 연 건 46회(25.7%)에 불과했다.

전남 나주로 이전한 한국전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린 총 11차례 이사회 중 단 한 번만 나주 본사에서 열었다. 한전은 본사에 이사회 회의실까지 따로 갖추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워낙 서울에서 멀다 보니 사외이사들이 모이기 힘든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TX 호남선 개통 이후 서울에서 나주는 2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2013년 말 대구로 이전한 한국감정원, 2014년 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이전한 ‘금융 공공기관 4총사(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 등도 대부분의 이사회를 서울사무소나 서울시내 호텔에서 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이 이사를 맡은 공공기관에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이사도 있다. 2015년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비상임이사에 선임된 모 교수는 “아직 본사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의 모 비상임이사도 마찬가지다.

공공기관 사외이사를 경험한 모 교수는 “가뜩이나 지방으로 이전한 뒤 서면 의결 비중이 늘었는데 거리가 멀다고 불참할 사람이면 애초에 선임을 말았어야 한다”며 “회사에도 안 가 본 사람이 경영 조언을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부 사외이사는 “한두 달에 한 번이라지만 지방까지 내려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수당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재정적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사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면 장소는 중요하지 않지만 회의록에 나타난 이사회의 모습은 생산성과도 거리가 멀었다. 대부분 경영진이 만들어 온 보고서를 읽은 뒤 돌아가며 모두발언을 하고 ‘잘해 달라’ 당부하는 정도였다. 상정 안건은 95% 이상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회의록을 공개하지만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사외이사의 대우를 현실화하는 동시에 누가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했는지 국민에게 더 정확히 공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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