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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다녀온 분, 증상은요” 24시간 깨어있는 핫라인


메르스 그후 1년 <하> 질본 긴급상황실(EOC)을 가다

| 2인 3교대로 의심 신고 취합
메르스 신고 1주일에 1~2건씩


“네. 메르스 의심 환자. 주소는 세종시 OO면. 두바이 다녀온 남자분이고. 현재 증상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생물안전특수복합동 24시간 대응 긴급상황실(EOC)에선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전화를 받는 근무자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지카 바이러스 신고를 접수하는 핫라인(1339) 콜센터에서 올라오는 보고 때문이다.

메르스 의심 신고는 일주일에 1~2건씩 꾸준히 들어오고 지카 의심 신고는 하루에만 20~30건 접수된다고 한다. 이기용 연구원은 “연구원 2명씩 3교대로 의심 신고를 취합하는데 하루 종일 수화기를 붙들고 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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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24시간 대응 긴급상황실(EOC) 직원들이 내부 전광판에 등록된 메르스?지카 등 감염병 의심 환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오송(청주)=프리랜서 김성태]


EOC는 연중 무휴로 운영되는 감염병 관리의 최전선이다. 직원 11명이 상주하면서 메르스·지카 상황에 신속 대응한다. 해외 감염병 정보도 실시간 수집하면서 다른 부처에 전파한다. 메르스 확진자 발생 같은 긴급상황 때 주요 담당자들이 모여 사태를 수습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주요 의심 환자 정보와 해외 감염병 환자 분포를 한눈에 보여 주는 대형 전광판도 있다. 지카 의심 환자의 이름 옆에 적힌 ‘remarkable’(주목할 만한)이라는 빨간색 단어가 눈에 띄었다.

상황실을 총괄하는 김정연 연구관은 “요즘 지카 의심 신고가 워낙 많이 들어오면서 감염 가능성이 가장 큰 환자들만 따로 표시해 챙겨 본다고 설명했다.

올 1월부터 운영 중인 이곳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생겼다. 보건 당국은 그간 EOC 설치를 비롯해 감염병 관리체계를 여러 군데 손봤다. 현재 지카 환자가 진료받은 병원은 곧바로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초반 병원명을 비공개하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또한 의료기관에 환자의 여행 이력 등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의약품안심서비스(DUR) 시스템도 활용되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오류가 나긴 했지만 지카 환자를 빨리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감염병전문병원은 청사진 그쳐
시설·인력, 병원 개수도 미정


하지만 이런 체계가 갖춰졌는데도 손발이 따로 노는 상황은 여전하다. 일선 보건소는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과 심야만 되면 감염병 발생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두 번째 지카 감염자가 나왔을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상계백병원이 토요일에 의심 환자 신고를 했지만 보건소 담당자는 이틀이 지난 월요일 오전에야 신고를 접수했다.

또한 강북삼성병원이 지난달 13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여성의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고 신고했을 때도 보건소 관계자는 2시간 넘게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아무래도 야간에는 콜센터와 보건소 사이에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EOC가 직접 보건소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고 말했다.

메르스 이후 정부가 쏟아냈던 각종 방역대책 중엔 아직 실현되지 못한 게 꽤 있다. 감염병전문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권역별 병원을 지정·운영하겠다는 청사진만 나왔을 뿐 제대로 된 시설·인력은 갖춰지지 않았다. 병원 설립을 명시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은 다음달부터 시행되지만 병원 개수는 미정이다.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당장 오늘 메르스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민간 병원 여러 곳에 환자들이 흩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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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민간병원으론 방역 한계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서둘러야”


‘질병 수사관’으로 불리는 역학조사관 채용도 기대에 못 미쳤다. 올 초까지 최소 89명의 정규직 직원이 근무할 거라는 목표와 달리 증원 대상 30명을 아직도 채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방역체계의 허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또 다른 감염병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국적인 감염 관리는 민간병원만으로 한계가 있다. 감염병전문병원을 조기에 운영해 민간병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비상시에 동원할 수 있는 역학조사 전문가를 미리 키우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예비인력을 꾸준히 육성하는 미국처럼 인적 자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4시간 대응 긴급상황실(EOC)=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에 소속된 감염병 대응부서. 메르스·지카 등 주요 감염병의 국내 상황을 24시간 확인하면서 해외 정보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근무인원은 정규직 공무원 3명과 임기제 연구원 8명을 합쳐 총 11명이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황수연·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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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