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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투구 앵무새, 네모난 지구본의 의미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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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환 작가의 개인전 ‘새의 나라’ 중 ‘말, 생각, 뜻’. [사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짧고 날카로운 북 소리에 몸이 절로 들썩인다. 매달린 4개 스크린 속에서 깃털로 전신을 덮은 무용수는 검은 새와 붉은 새를 오가며 푸닥거리를 하듯 요동을 친다. 어두운 지하에서는 5개 화면 속에 알록달록 신여성 삼인방이 제각기 몽환적인 매력을 뽐낸다. 서울 언주로 133길에 새로 들어선 ‘플랫폼-엘 컨템포러리’(관장 박만우)는 지금 한국의 배영환과 중국의 양푸동(楊福東), 2인의 신작 발표로 달아올랐다. 두 작가는 ‘말의 인문학’을 물리칠 ‘눈의 인문학’을 탐색한다.

배영환 작가의 ‘새들의 나라(Pagus Avium)’에 들어선 관람객은 앵무새 한 마리를 만난다. 눈금이 새겨진 횃대 위에 올라앉은 새의 눈은 황금 투구로 가려져 있다. 그의 주변에는 네모난 지구본이 널려있다. 제목 ‘말, 생각, 뜻’은 새로 은유된 험난한 세상 속의 우리를 이끈다. 배 작가에게 시각(視覺)은 시각(始覺)을 함축하는 행위다. 이제 미술은 깨달음의 공유를 향한 선두에 서 있다.

양푸동 작가의 ‘천공지색(The Coloured Sky: New Women Ⅱ)’은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메타 영화’다. 기존 영화를 바탕에 깔고 영화관 상영이 아닌 미술관 전시 형태로 색다른 시각 경험을 유도한다. 1920~30년대 이른바 ‘상하이 모던’의 전위적 미묘함을 살린 야릇한 색면 속에서 신여성 세 명은 각자의 욕망을 발산한다. 19일 오후 4시 렉쳐룸에서 ‘배영환 작가와의 대화’가 펼쳐진다. 전시는 8월 7일까지. 02-6929-4470.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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