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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배꼽

배꼽
- 박성우(1971~ )


 
기사 이미지
살구꽃 자리에는 살구꽃비

자두꽃 자리에는 자두꽃비

복사꽃 자리에는 복사꽃비

아그배꽃 자리에는 아그배꽃비 온다

분홍 하양 분홍 하양 하냥다짐 온다

살구꽃비는 살구배꼽

자두꽃비는 자두배꼽

복사꽃비는 복숭배꼽

아그배꽃비는 아기배꼽 달고 간다

아내랑 아기랑

배꼽마당에 나와 배꼽비 본다

꽃비 배꼽 본다



비는 내리는 자리마다 다른 꽃, 다른 배꼽으로 다시 태어난다. 무슨 “하냥다짐”이라도 하듯이 비는 새 세계를 이룬다. 그리하여 배꼽들은 비로소 단독자(單獨者)가 된 어린 세계들의 흔적이다. 비와 꽃들이 만나면서 이루어 내는 이 무한생성의 축제를 “아내랑 아기랑” 쳐다본다. 이들도 다른 존재들이 만나 이룬 새 존재들이다. 존재들 사이의 이 뜨거운 인력(引力)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른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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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