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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중국 기업 총수들의 절박한 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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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최고 부자(首富)는 가장 먼저 책임을 짊어지는(負·부) 자리다.” 재신(財神) 대열에 올랐다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의 주장이다. “기업에 뇌물·체불·탈세·짝퉁은 금물”이라는 4불가론도 내놨다.

“고객의 지지를 잃는다면 파산까지 겨우 한 달 남았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 리옌훙(李彦宏) 회장의 일갈이다.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라. 고객 평가를 검색 순위의 핵심으로 삼아라. 고객 피드백 시스템을 재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이익을 중시하지 않는다. 이상과 목표를 향해 분투할 뿐이다. 상장하면 주주들이 돈벌이만 독촉한다. 무인구(無人區·낙후 지역)로 진격할 수 없다.” 화웨이(華爲)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밝힌 상장하지 않는 이유다.

모두 지난주 쏟아진 세계 2대 경제체 중국을 선도하는 기업 총수의 발언이다. 삼성 스마트폰을 따돌리고 애플 아이폰을 압박하는 성취감이나, 일간 최대 매출을 올린 자부심보다 절박한 위기감과 허기진 야수의 감성만 오롯하다.

중국은 독특하다. 사회주의 혁명을 노동자 대신 농민이 이끌었다. 혁명 뒤에는 “검은 고양이건 흰 고양이건 쥐 잡는 고양이가 최고”란 융통성을 내세워 민영기업의 굴기를 이뤘다.

기업은 자본주의의 꽃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최근 외치는 쌍창(雙創·대중창업 만중창신)은 모든 국민을 기업가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이다. 취업 원서보다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란 촉구다.

그사이 베이징·상하이를 점령했던 글로벌 브랜드는 중국산에 포위당하고 있다. 농촌으로 도시를 포위하는 마오쩌둥(毛澤東) 전략의 부활이다. 농촌에서 힘을 축적한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를 내세워 포춘 500대 기업에 수십 년 내줬던 대도시를 속속 탈환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기술장교 출신 런정페이 회장의 성공 전략이다.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입지가 위태롭다. 휴대전화·자동차 모두 위기다. 런정페이 회장은 “에릭슨에 비해 아직도 관리직이 2만 명 더 많고 관리비용을 40억 달러 더 쓴다”며 조직 슬림화를 외친다. 반면 한국의 금수저 회장님은 혁신보다 머니게임·금융공학에 여념이 없다.

한국의 신(新)중국 책략 역시 마오를 참고할 만하다. 중국의 광활한 배후지 공략이다. 지난주 대표적 2선 도시인 선양(瀋陽)·시안(西安)·충칭(重慶)에서 한류와 비즈니스를 아울러 선보인 한류상품박람회는 좋은 시도다. 농촌으로 더 파고들어야 한다. 중공은 상하이에서 징강산(井岡山), 다시 옌안(延安)으로 퇴각한 뒤 천하를 얻었다. “적이 오면 도망친다. 적이 쫓아오면 계속 도망친다. 쫓아오다 지쳐 쉬면 괴롭힌다. 적이 아군보다 적어지면 그때 공격한다.” 마오의 유격전 교리도 참고하자. 시대가 바뀌어도 싸움의 본질은 숫자다. 다수의 배후지가 소수의 도시를 이기는 이유다. 프리미엄보다 가성비로 무장해야 한다. 가격보다 가치가 크면 지갑은 언제나 열린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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