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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권리금 보호법 ‘증세 꼼수’ 의심 벗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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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경제부문 기자

‘권리금 보호법’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개정)이 시행된 지 꼭 1년이 됐다. 권리금은 이전 세입자(임차인)가 갖춘 시설처럼 눈에 보이는 가치와 가게를 운영하면서 닦아 놓은 인지도나 확보한 고객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다. 이전 세입자와 새 세입자끼리 음성적으로 주고받아 대표적인 지하경제로 꼽혔다. 대통령 후보 시절 ‘지하 경제 양성화’를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2월 “경제적 약자인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가 권리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나섰고 권리금은 양성화됐다.

그런데 별반 효과는 없어 보인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가 서울·6개 광역시 상가 10곳 중 7곳에 평균 4574만원의 권리금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권리금 거래를 신고하는 경우는 10건 중 1건도 드물다. 권리금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세입자가 권리금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보호 장치를 외면하는 이유는 세금이다. 국세청은 권리금을 소득으로 본다. 이 때문에 부가가치세(10%)는 물론 종합소득세(15~38%)까지 내야 한다. 이미 장사를 하기 위해 보증금·시설비·권리금까지 많은 비용을 쓴 영세 세입자에게 ‘혹시나’ 돌려받지 못할 권리금을 지키기 위해 내야 하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세금은 큰 부담이다. ‘운이 나빠’ 권리금 거래 사실이 적발되면 밀린 세금에 가산세까지 세금 폭탄을 맞는다.

보호법 제정 초기부터 세수 확보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권리금 시장 규모를 33조원으로 추정한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지난해 시행에 앞서 세수 확보 차원에서 만든 법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더 이상 구체적 조치는 없었다. 차라리 명확한 과세 기준을 밝히는 것은 어떨까.

세입자는 권리금을 소득이 아닌 장사를 위한 비용으로 본다. 최소한 영세 세입자를 위해 소액 권리금에 대해선 비과세를 하거나 경비로 인정하는 부분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부동산 관련법규 중 권고 조항은 드물다. 예컨대 주택 실거래가 신고 제도만 해도 처벌 조항이 있다.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권리금 보호법이 제대로 자리 잡길 원한다면 실효성 있는 보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애써 만든 보호법은 영세 세입자의 권리금 보호 우산이 되지 못하고 꼼수 증세의 수단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만 여전할 것 같다.

최현주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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