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경제 view&] 창업 벤처 도와줄 친구같은 멘토 어디 없소

기사 이미지

정 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쏠리드 대표이사

지난 4월 구글의 에릭 슈미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쿡 등 실리콘밸리의 별들이 한 사람의 죽음에 앞다퉈 슬픔을 전하고 조의를 표했다. 스티브 잡스 등 실리콘밸리 최고경영자(CEO)들의 ‘코치’로 불렸던 빌 캠벨(Bill Campbell)의 서거를 추모한 것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구글과 애플 및 수많은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CEO들과 친분을 유지해왔고 자문 및 멘토로 경영자를 도와 기업 성장에 기여해왔다고 한다.

경영 코치이자 멘토로써 빌 캠벨의 역할은 심리적인 상담자와 가까웠다고 한다. 미식 축구부의 감독을 거쳐 벤처기업의 CEO까지 경험한 그의 다양한 리더십 경험은 경영자들의 고뇌와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공감했던 것 같다. 빌 캠벨은 경영자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기보다 중요한 질문을 통해 객관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벤처창업 붐이 활발해지면서 우리에게도 멘토와 멘티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창업 단계에서 멘토는 창업자와 그 팀이 가진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 방향에 대해 조언과 자문을 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주선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창업붐과 함께 일거에 많은 멘토들이 양산되고 있는데, 증가하는 멘토의 숫자만큼 그들의 역할과 멘토링 효과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창조경제를 기치로 하는 정부 주도의 각종 창업지원사업에서는 대부분 멘토링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창업자들이 효과를 따지기 전에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창업자들의 멘토링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때 생각해봐야 할 것이 우리나라 창업생태계에 필요한 좋은 멘토와 멘토링의 조건일 것이다. 멘토에 대한 정의는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오디세이아(Odysseia)에 나오는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르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멘토르는 왕자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봐 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동의어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렇듯 좋은 멘토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가 쌓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멘토는 멘티에게 필요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창업멘토링 프로그램들도 컨설턴트나 코치, 퍼실리테이터와 같은 단발성 문제 해결을 돕는 역할보다는 친구, 선배와 같이 오래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멘토가 많아지도록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또한 멘티를 대신해서 좋은 멘토를 선정하고 관계를 최초 연결해주는 오디세우스 역할을 담당하는 주선자(의뢰기관)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운영수준이 멘토-멘티간 초기 상호신뢰 형성을 좌우하므로 멘토와 멘티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해를 토대로 멘토링을 주선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계가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창업자에게 멘토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만이 좋은 멘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모방하거나 따라하지 못한다. 빌 캠벨에게서도 확인했듯이 멘토의 역할은 심리상담가처럼 때론 친구처럼 창업자의 고민을 진지하게 경청해주며 필요에 따라 중요한 질문을 통해 창업자 스스로 필요한 판단을 하게 도와주는 데 있다.

이러한 판단에서 벤처기업협회는 미래부와 함께 멘토를 위한 멘토링 역량향상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소속된 340여 명의 멘토들을 대상으로 멘토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멘토링 습관을 자가진단해 바람직한 멘토링 방식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다.

멘토를 위한 교육이 본격 시작되는 원년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인류 문명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기업가가 출현할 것이며, 그의 곁에 훌륭한 멘토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정 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쏠리드 대표이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