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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악동 수아레스, 그 옆엔 평강공주 소피아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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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리버풀의 브랜던 로저스(42) 전 감독이 2014년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로저스 감독이 말한 ‘그’란 바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9·우루과이)다. 수아레스는 그라운드의 ‘핵이빨’로 악명이 높지만 알고보면 한 여자에게 사랑을 바친 로맨티시스트다.

망나니 길들인 ‘사랑의 힘’


수아레스는 지난 2010년, 2013년에 이어 2014년까지 세 차례나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물어뜯었다. 1997년 복싱 경기 도중 상대 귀를 물어뜯은 마이크 타이슨(50)에 빗대 ‘핵이빨’이란 오명을 얻었다.

그랬던 악동 수아레스가 기행 대신 축구에 집중했다. 바르셀로나 수아레스는 15일 그라나다와의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 38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바르셀로나(29승4무5패·승점91)는 레알 마드리드를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2시즌 연속이자 2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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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40골을 터뜨린 수아레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골·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26골·바르셀로나)의 양강 구도를 깨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메시와 호날두가 아닌 다른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건 7년 만이다. 축구팬들은 “인간계(界) 최강선수였던 수아레스가 메시와 호날두가 속한 신계(神界)에 입성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 노숙자 아들 품어준 금발의 소녀
열다섯살 때 첫 눈에 반해 교제 시작
중1 유급되자 숙제 도와주며 보듬어

수아레스가 몰라보게 달라진 건 그의 아내 소피아 발비(27) 덕분이다. 수아레스는 2014년 12월 펴낸 자서전 『크로싱 더 라인-마이 스토리』를 통해 “아내 소피아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2001년 우루과이 나시오날 유소년팀에서 뛰던 14세 소년 수아레스는 두 살 연하의 소녀 소피아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부터 소피아의 집이 위치한 외곽도시 솔리마르까지는 버스로 왕복 50㎞ 거리. 버스터미널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어머니와 노숙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수아레스는 소녀를 만나러 가고 싶어도 버스를 탈 돈이 없었다. 소년 수아레스는 감독에게 “골을 넣으면 소피아를 보러 갈 왕복 버스비 40페소(1500원)를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버스비가 모자랄 땐 히치하이킹도 불사했고, 다 쓴 전화카드를 주워 팔기도 했다.

소피아를 만나기 전까지 디스코텍을 드나들던 철부지 수아레스는 14세 때 부진해 축구팀에서 방출 당할 위기를 맞는다. 공부에 흥미가 없어 중학교 1학년 과정도 두 번 다녔다. 당시 소피아는 숙제를 도와주며 “넌 바보가 아니 야. 할 수 있어”란 말을 해줬다. 수아레스는 “누군가로부터 격려의 말을 들을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 첫사랑 찾아 지구 반바퀴 돈 순정남
여자친구 2003년 스페인 이민 떠나
이 악물고 유럽 진출, 6년 뒤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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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레스와 그의 아들 벤하민, 딸 델피나, 아내 소피아. (왼쪽부터) [사진 수아레스 인스타그램]


그런데 소피아가 2003년 가족과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민을 떠났다. 수아레스는 “소피아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그녀가 이민을 간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수아레스는 첫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3년 말 수아레스는 형이 준 여행경비 60달러(7만원)를 들고 무작정 바르셀로나 행 비행기에 올랐다. 어렵사리 소피아와 재회한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곤 이렇게 다짐했다. ‘축구선수로 꼭 성공해서 유럽 무대에서 뛰겠다. 그리고 소피아를 되찾고야 말겠다’.

우루과이로 돌아온 수아레스는 피나는 노력 끝에 2006년 네덜란드 흐로닝언과 계약했다. 수아레스는 그의 다짐대로 바르셀로나로 달려가 당시 17세이던 소피아에게 청혼을 했다. 결국 수아레스는 2009년 소피아와 결혼에 골인해 딸 델피나(6)와 아들 벤하민(3)을 낳았다.

| ‘핵이빨’ 오명 씻고 스페인 득점왕
아내 “나쁜 행동 땐 응원 안 가” 엄포
순한 양 변신, 바르샤 우승 이끌어

수아레스는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이던 2010년 11월 에인트호번 소속이던 바칼의 목덜미를 물었다. 2013년 4월 리버풀 시절엔 첼시 이바노비치의 팔을 깨물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이탈리아의 키엘리니를 물어뜯었다. 수아레스는 “경기에 열중하다보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뇌가 몸을 따라갈 수 없을 때가 있다. 나 때문에 우리가 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아내 소피아는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남편을 위로하는 한편 심리치료를 권했다. 소피아는 또 “축구장에서 좋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 더이상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아내의 도움 덕분에 수아레스는 악동에서 순한 양으로 변신했다. 수아레스는 2014년 약 100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지금도 수아레스의 다리에는 아내와 두 아이 이름이, 등에는 결혼식날 울려퍼졌던 노래 가사가 새겨져있다. 문신 내용은 이렇다. ‘인생은 짧아. 우리는 운명이야. 나는 너의 사람.’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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