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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종합병원 62%가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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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8월 31일자 1면 ‘중환자실 사망률 차이’.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은 중환자실에 12개의 병상을 운영하지만 환자가 없어 늘 7~8개가 비어 있다. 이곳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없다. 이 병원이 올해 뽑은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는 현재 중환자실을 맡지 않는다. 중환자 진료 지침(프로토콜)도 갖추지 않고 있고 전문장비·시설도 3분의 1 정도만 구비돼 있다.

심평원, 263곳 적정성 평가 공개
1등급은 강북삼성·서울대 등 11곳
178개 병원선 전담전문의도 없어
간호사 한 명이 5개 병상 맡는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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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중환자실 평가에서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낙제점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에 중환자실을 의무적으로 두게 돼 있어 어쩔 수 없이 설치했지만 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평원 평가에서 낙제등급인 4, 5등급을 받은 병원이 136곳(61.8%)이나 된다. 모두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 아래 등급인 종합병원이다.

심평원이 263개 종합·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진료 적정성을 평가해 15일 공개했다. 중환자실은 중증환자를 제대로 처치해 질병의 회복을 돕는 곳인데 중환자실의 수준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 심평원이 지난해 8월 수도권 지역 10개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4곳 포함) 중환자 진료 470건을 분석했더니 서울 소재 H병원의 사망률(34.8%)이 경기도 N병원(15.2%)의 2.3배로 나타났다. <본지 2015년 8월 31일자 1, 3면>

심평원은 이번에 2014년 10~12월 진료분 3만7577건의 적정 여부를 평가했다. 전담전문의가 있는지, 간호인력이 적정한지, 장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진료 프로토콜이 있는지 등 7개 분야를 따져 점수를 매겨(100점 만점) 5등급으로 분류했다. 그랬더니 최우수인 1등급(95점 이상)을 받은 데는 강북삼성 등 11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서울에 7곳이 몰려 있다. 2등급 병원 중 53%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아산병원 고윤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환자는 병원을 옮겨 다니기가 쉽지 않아 주거 지역 근처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수도권에 몰려 있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환자실 진료의 질이 차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이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없는 데가 종합병원 178곳에 이른다. 의료법에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중환자실을 두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전담전문의는 ‘둘 수 있다’고 돼 있어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전담전문의를 두려는 데가 별로 없다. 1등급을 받은 11곳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전담전문의 한 명당 병상 비율이 세브란스병원 10.3개, 분당서울대병원 11.3개, 삼성서울병원 11.4개, 서울아산병원 12.7개이었으나 지방의 한 대학병원은 32.5개로 차이가 크다. 2등급을 받은 한 지방 국립대병원은 160개에 달한다.

의료법에는 중환자실 간호사 1명당 1.2개 이하의 병상을 담당하도록 돼 있는데 74곳이 여기에 미달한다. 경기도의 한 병원은 간호사 한 명이 5개 병상을 맡고 있어 가장 낮은 분당서울대병원(0.43명)의 11.6배에 이른다.

이번 평가에선 병원별 사망률이 빠져 있다. 병원들이 환자의 중증 정도를 고려해 예상되는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을 비교하는 표준화 사망률을 평가하고 있는지 여부만 따졌다.

중환자실 진료수가가 낮아 1등급 병원도 원가의 40%밖에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평가 등급이 올라가면 수가는 적게 오르고 인건비는 더 늘어 등급이 오를수록 되레 손해를 보는 구조다.

고 교수는 “중환자실은 중환자에게 마지막 비상구다. 중환자 의료를 공공재로 인식해 원가를 보전하고 예산 투자를 늘려 지역 거점별로 제대로 된 병원이 들어서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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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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