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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오너 갑질…브랜드 가치 떨어뜨리는 지름길

‘오너리스크(owner risk)’는 한국 기업의 고질(痼疾)인 걸까. 올 들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사건만 여러 건이다. 오너리스크란 기업이 경영 활동과는 무관하게 소유주 일가의 일탈로 위기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당연히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문제는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실적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해외 일류 기업은 오너 일탈 적어
최근 잇따라 문제된 국내 기업들
리스크 관리 못하면 부메랑 될 것

실제 최근 오너리스크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기업 13곳, 즉 한화·SK·CJ·효성·대한항공·대림산업·현대BNG스틸·피죤·블랙야크·그래미·몽고식품·MPK그룹·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 실적을 살펴본 결과, 현재 시점에서 단 2곳 만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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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피죤이다. 피죤은 이윤재 회장이 2011년 청부폭행 사건 이후 50%에 가까웠던 시장 점유율이 28%, 지난해 24%수준으로 미끄러졌다. 매출은 2011년 1034억원에서 지난해 800억원으로 떨어졌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도 지난 4월2일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이후 가맹점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주가는 종가기준 3255원(3월23일)에서 2550원(5월13일)으로 22% 떨어졌다. MPK측은 “피해를 입고 본사에 항의한 가맹점주들과 합의했지만 매출은 아직 완전히 회복을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화장품 기업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4월 이후 정운호 대표의 로비혐의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에는 별다른 조짐이 없다. 회사는 본지 질문에 “중국 관광객이 꾸준히 구매 중이고, 봄철 성수기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2014년12월 ‘땅콩회항’으로 공분을 샀던 대한항공은 올 1분기 실적이 2010년 이래 사상 최대로 예상된다. 운전 기사에 대한 ‘갑질’로 지탄을 받은 대림산업(건설)이나 현대BNG스틸(철강)도 소비자 접점이 적은 B2B(기업-기업간 거래)라는 점 때문에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오너리스크를 가볍게 보는 인식이야말로 앞으로 기업의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일상화하면서 ‘오너 평판=기업 평판’의 분위기는 점점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기업 웨버샌드윅이 2014년 전세계 임원 1700명을 조사했더니 절반이 “향후 수년 내에 CEO(또는 오너)의 명성이 기업 명성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대한항공만 해도 지난해 실적은 영향이 없었지만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2015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선 2014년 종합 6위였던 순위가 39위로 추락했다.

B2B기업도 예외는 없다. 최근 오너리스크를 겪었던 A그룹 관계자는 “중간재를 생산하는데 해외 고객사들이 뉴스를 보고 즉시 연락을 해 와 해명 레터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의류 업체 ‘아메리칸 어패럴’의 창업자 겸 CEO 도브 차니는 지난 2011년 10대 청소년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 성추문으로 2억5000만 달러의 소송에 휘말렸다. 차니는 2014년 이사회에서 해임됐고, 사모펀드 등을 등에 업고 회사 재인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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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아
경제부문 기자

네이처리퍼블릭도 경영자의 도덕성에 금이 가면서 연내 기업공개(IPO)와 해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은 결국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언젠가 위기가 왔을 때 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건 결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고, 그 인식은 상당부분 오너의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 민주적·개방적인 사회가 될수록 그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오너리스크가 비켜갔다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기업들이 있다면 지금이 ‘폭풍전야’란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이소아 경제부문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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