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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고 또 돌리고 … 묘기 보고 피자 먹고

맛집깨나 다녀봤다는 사람들에게 피자를 내밀었다간 하수 취급받기 일쑤다. 언제 어디서나 배달 주문이 가능한 음식인데다 토마토ㆍ크림 등 소스 종류가 몇 개 되지 않아 그 맛이 그 맛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만감이 상당해서 몇 조각 먹지 못하는 것도 단점이라 할 수 있다.



한데 제주 켄싱턴 호텔은 아예 ‘맘마미아! 이탈리안 피자 페스티벌’을 들고 나왔다.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무려 두 달간이니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고서야 벌리기 힘든 판이다. 10여 종의 피자 면면도 제법 신선하다. 롤링업 피자엔 꽃봉오리처럼 다소곳한 아티초크에 씁쓸하면서도 향긋한 아루굴라가 올라가 있다. 가지ㆍ호박ㆍ아스파라거스 등 우리가 쉽게 피자와 매칭시키지 못하는 재료들의 맛이 그대로 크림 소스로 재탄생한 피자들이라니, 입 못지 않게 눈도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



제주 온 아크로바틱 피자 챔피언 파스콸리노 바바쏘

그리고 이 생경한 풍경의 중심에는 이탈리아 셰프 파스콸리노 바바쏘(43)가 있다. 그는 단순히 피자를 잘 만드는 요리사가 아니다. 피자 월드 챔피언십 아크로바틱 도우 퍼포먼스 부문에서 2001~2002 2년 연속 우승한 피자욜로다. 그의 손끝에 얹혀진 피자 도우는 머리 위로, 무릎 사이로 그의 손놀림을 따라 쉴새없이 움직인다. 두세 개의 피자 도우를 저글링처럼 돌리기도 하고, 멕시칸 모자처럼 만들어 테이블 사이를 오가기도 한다. 식사를 하던 손님들의 시선이 모두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3일 월드 퀴진 뷔페 라올레에서 파스콸리노를 만나 피자 이야기를 들었다. 막 프로모션이 시작돼 긴장될 법도 하건만 처음 한국을 찾은 그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한국에선 아크로바틱 피자라는 개념이 낯설다. “이탈리아에서도 아주 일반적이진 않다. 모든 피자리아에서 아크로바틱 피자 퍼포먼스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아마 한 도시당 1~2개 정도 가게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됐나. “TV에서 처음 봤다. 피자가 날아다니는 게 무척 신기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선 회계학을 공부했다고 들었는데. “하하. 대학 공부와 상관없이 내게 피자를 만드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우리집은 시칠리아의 캄마르타 타운에서 피자리아(Falco Azzurro)를 운영했고, 나는 매일 피자를 굽는 것을 보고 자랐다. 하지만 처음부터 피자를 만들었던 건 아니었다. 15살에 웨이터로 일하기 시작했고, 직접 피자를 만든 건 24살 때부터니 20년 정도 된 것 같다.”

▶‘맘마미아! 이탈리안 피자 페스티벌’ 5월 1일~6월 30일 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2785 켄싱턴 제주 호텔 지하 2층 라올레 기존 뷔페에 피자와 함께 하이네켄ㆍ삿포로 등 맥주 무제한 제공 점심 오후 12시~2시 30분 5만5000원 저녁 오후 6시~9시 30분 8만5000원



그럼 아크로바틱도 부모님께 배운 건가. “그건 아니다. 피자 만드는 법은 어깨 너머로 스스로 터득했지만 아크로바틱 퍼포먼스는 보다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베네치아에 있는 ‘피자 뉴’ 스쿨에서 수업을 받았다.”



굉장히 어려워보이던데.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1~2시간씩 연습하다 보니 이제는 완전히 몸에 익었다. 사실 재료만 완벽히 준비되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도우다. 재료는 일반 도우와 거의 똑같은데 효모는 거의 넣지 않고 소금을 많이 넣어야 한다. 그래야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한 도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도우를 돌리는 것이 맛에도 영향을 미치나. “아크로바틱을 위해 만들어진 도우로 피자를 만들 순 없다. 하지만 돌려서 만드는 것이 누르는 방식보다 훨씬 더 부드럽다. 발효된 부분이 덜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절대 롤링핀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만든다.”



재료도 굉장히 독특하더라. 가지나 애호박 같은 재료는 한국에서 피자에 잘 안 쓰는 재료들이다. “사람들은 피자라고 하면 모두 기름질 거라 생각하지만 피자도 지중해 음식이다. 지중해 식재료는 다이어트로 유명하다. 나는 시칠리아 출신이니까 해산물이나 채소 등 신선한 재료를 보다 많이 쓰는 편이다. 제주에 있는 동안 한국 재료를 이용해 한국 스타일의 레시피도 개발해 보고 싶다.”



재미있는 재료를 찾았나. “아직 찾는 중이다. 김치가 될 수도 있고, 제주 식재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도에서는 파니르 치즈를 이용해 피자를 만들었다. 난이랑은 또 다르게 굉장히 독특한 맛이 났다.”



우승 이후 전 세계로 프로모션을 다니고 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가장 처음에 갔던 레바논 베이루트의 기억이 제일 강렬하긴 하지만 모든 장소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인도 같은 경우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과는 전혀 달라서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화덕 안에 피자를 넣는다면 인도의 탄두리는 커다란 아궁이처럼 전혀 다르게 생겼다. 한국도 오기 전까진 일본이나 중국과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다른 식감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투어 일정이 빡빡한데 피자 스쿨 수업까지 하려면 힘들겠다. “투어도 스스로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피자는 매우 즉흥적인 음식이다. 어떤 요리들은 정량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지만 피자는 도우를 만들 때마다 어쩔 땐 두껍고 어쩔 땐 얇게 나오면서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피자 스쿨에서도 아크로바틱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피자 만드는 법을 전부 가르치고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기를 장려한다.”



그게 피자 메이커의 매력인가.“사실 피자를 만드는 것은 쉽다. 하지만 피자리아에서 일하는 것은 베이커리에서 일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빵은 손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과정이 이뤄지지만 나는 손님들 앞에서 피자를 만들고 퍼포먼스를 한다. 매일 그들과 대면하고 감사 인사를 받는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힘들어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



 



 



제주 글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사진 제주 켄싱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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