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衆寡不相時 -중과불상시-

전쟁이 벌어지면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중국 춘추전국시대 병법의 대가였던 손무(孫武)는 ‘상대방이 강해서가 아니라 내가 약하기 때문에 패배한다’고 봤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패배의 속성’을 이렇게 서술했다.



첫째는 전방과 후방이 서로 분리된 경우다(前後不相及). 앞선 부대와 후발 부대가 끊어진다면 필패다. 지휘부의 명령대로 아래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다. 둘째는 주력부대와 지원부대가 서로 의지하지 못하는 경우다(衆寡不相恃). 군이든 기업이든 현장에서 뛰는 조직이 있고 후방에서 지원하는 부서가 있게 마련이다.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다면 백전백패다. 셋째는 신분이 귀한 자와 낮은 자가 서로 돕지 못하는 경우다(貴賤不相救).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진 자가 ‘갑질’을 해댄대서야 어찌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漢字, 세상을 말하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마음을 합치지 못하는 경우가 그 다음이다(上下不相收). 상관이 부하의 의견을 무시하고, 부하가 상관의 결정을 불신한다면 무엇을 하던 패배하기 마련이다. 다섯째 사졸이 흩어진 후 다시 모이지 않는 경우다(卒離而不集). 령(令)이 서지 않는 조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섯째 병사들이 모아졌으되 결집하지 못하는 경우다(兵合而不齊). 병사들 사이에서도 단합이 안 되는데 어찌 적을 맞아 싸울 수 있겠는가.



손자는 ‘이런 내부의 문제점을 모두 극복한 뒤에야 전쟁에 나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단 전쟁에 돌입하면 가장 중요한 게 속도(兵之情主速)”라고 덧붙였다. 적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길을 통과하고, 적이 경계하지 않는 곳을 정확히 공격해야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전쟁을 이기는 길은 속전속결에 달렸으며, 속전속결을 위해서는 사전 내부단속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손자의 주장인 셈이다.



조선산업 구조 조정이 화두다. 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대립하는 모양세다. 구조조정의 성패는 역시 속전속결에 달려있다. 손자의 말대로 내부 역량을 결집한 후에야 속전속결은 가능할 터, 우리는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인가.



 



한우덕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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