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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이용자 차별 해소, 통신 과소비 진정 효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단통법 성적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법 시행 이후 1년6개월 동안 단말기 유통구조를 비롯한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의 변화상을 담았다. 정부 자체 중간평가다. 발표 직후부터 논쟁이 뜨겁다. 같은 결과를 놓고 정반대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단통법 시행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보완돼야 할 점을 짚어봤다. ?



 



단통법 시행 18개월 성적표

단통법 시행 전 이동통신 가입자 사이에서 이런 말이 유행했다. “그래서 (단말기) 할부 원금은 얼마예요?” 당시 이 질문 하나가 단말기 구입 시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과 ‘스마트슈머(똑똑한 소비자)’를 구분하는 ‘팁’으로 통했다.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관행처럼 이어져 오던 단말기 유통 구조 때문이다.



 가령 100만원짜리 단말기를 구입한다고 치자. 이동통신사 등에서 지원하는 단말기 지원금이 30만원, 2년 약정 시 요금제에 따른 요금 할인이 45만원(2년간)이라면 대리점에서는 지원금이 둘을 합친 75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구입을 유도하기 위한 상술이다. 소비자는 당연히 25만원에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지원금이 큰 것처럼 현혹됐다. 더구나 단말기 유통구조에 어두운 주부나 직장인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 지원금(30만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가격 차별이다. 게다가 지원금은 이통사·대리점·판매점 편의에 따라 들쑥날쑥했다. 일명 ‘폰테크’라 불리는 행위도 성행했다. 정보에 빠른 사람들이 온라인·입소문을 통해 지원금을 많이 주는 판매점을 찾아 여러 대 구입한 뒤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그래서 할부 원금을 묻는 ‘팁’이 생겼다. 단통법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단통법 취지는 단순하다. 단말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누구든, 어디서든 지원금을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단말기 지원금을 소비자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판매자가 고시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어느 직영점·대리점·판매점을 방문해도 요금제별 단말기 지원금 표를 살펴볼 수 있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공식적인 단말기 지원금에다 대리점·판매점이 15%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



이용량 늘어도 통신비는 감소 기본 취지는 살렸다는 평가다. 지원금 고시가 다른 분야처럼 소비자 가격을 명시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소비자는 가격 정보를 정확히 알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호서대 경영학부 곽정호 교수는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소비자에 대한 차별이 큰 문제였지만 단통법이 시행된 후 소비자는 누구나 공평하게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측면도 있다. ‘20% 요금할인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단말기 지원금 대신 통신요금의 2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올 3월부터는 이통사 가입 신청서에서 지원금과 20% 요금할인 혜택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신규·번호이동 가입자뿐이 아니다. 기기 변경을 하는 기존 가입자에게도 20% 요금할인(분리요금제)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중고폰으로 가입하는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단말기만 바꾸려 해도 지원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번호 이동을 해야 했다.



 단통법 효과는 여러 통계에서 엿보인다. 고가요금제와 부가서비스 가입이 크게 줄었다. 월 6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률이 34%에서 3.5%로, 개통 시 부가서비스 가입률이 38%에서 6.2%로 각각 급감했다. 이 둘은 판매점에서 지원금의 전제조건으로 강제하던 영업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가입 요금도 월평균 4만5155원에서 4만101원으로 줄었다.



 가계통신비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부는 통계청의 자료를 근거로 월 가계통신비가 2013년 15만2792원, 2014년 15만350원, 2015년 14만7725원으로 점차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1인당 데이터사용량이 1401MB에서 3127MB로, LTE 가입자 비중이 52%에서 70.7%로 각각 는 것을 감안하면 통신비 감소 의미는 더 크다는 것.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후 이동통신 시장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며 “특화된 저가의 요금제가 많이 나왔고 단말기 출고가도 점차 낮아져 단통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싼 요금제 가입률 34% → 3.5% 단통법이 이통사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있다. 이유는 이렇다. 지난해 이통사 매출을 보면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3.5%, KT는 0.1%, LG유플러스는 1.9% 각각 줄었다. 대신 영업이익은 늘었다. KT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은 통신 3사 모두 줄었다. 단통법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줄어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단통법에서 지원금 상한선(33만원)을 둔 것이 더해져 이통사에 이익이라는 비판이 불거진 것이다. 여기서 간과된 부분이 있다. ‘20% 요금할인제’다. 요금할인제 가입자에게는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이통사의 지출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요금 할인으로 인한 이통사 손실은 약정기간(2년간) 지속된다는 주장도 있다.



 단말기 보조금 상한이 독소조항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통사가 소비자에게 주려는 혜택을 정부가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조금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통사가 보조금 지원 경쟁에만 매달리던 단통법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보조금 제한은 이통사의 요금제 경쟁과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곽정호 교수는 “(보조금 제한을 풀어) 이통사에게 마케팅 비용을 더 쓰게 하면 오히려 시장 기능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요금 경쟁 촉진에 주력 이통사 간 요금 인하 경쟁과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 경쟁 활성화가 정부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실제 단통법 시행 후 요금제가 다양해졌다. 중저가폰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지만 단통법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도 있다. 경희대 경영대 강병민 교수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단통법 효과를 이통사 요금 경쟁과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부 양환정 통신정책국장도 이번 성과를 발표하면서 “이통사들이 요금을 내리고 투자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고폰에도 적용되는 할인율을 현행 20%보다 높여야 하고, 정액요금제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은 단순한 감기약 처방이 아니다. 30년간 지속된 유통구조 자체를 바꾸는 법”이라며 “국민의 불편사항을 정기적으로 수렴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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