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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꽃분홍

지하철 역 벽면을 도배한 이브 생 로랑 코스메틱 광고.

빨강만으로도 충분히 강하다. 그러나 꽃분홍을 곁들이면 향긋해진다. 새빨간 원피스가 있어 30년 된 꽃분홍색 탱크톱이 ‘꽃다운’ 존재로 빛난다.



좀처럼 만나지 않는 빨강과 꽃분홍이 만난다는 건 열정과 아첨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뜨끈함과 부드러움이 버무려진다는 것이다. 매콤함과 달콤함이 인사를 나눈다는 것이다. 빨강과 꽃분홍으로 입지 않는다는 건 스릴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아름다움을 깊이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일 터다. 패션을 잘 몰랐던 중학생 시절, 프랑스 엘르 잡지에 소개됐던 두 색의 합은‘열정’이라는 이름으로 가슴 안에 박제되어 지금까지 방향제 노릇을 한다. 빌 블래스는 무엇을 입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빨강을 입으라고 했다. 80여 년 전 엘자 스키아파렐리는 자유로운 혼을 쇼킹 핑크라는 강력한 분홍에 심었다. 자신감을 선물하는 빨강과 유혹에 능한 꽃분홍은 수줍은 자아를 벌떡 일으켜 세운다. 빨강은 언니, 꽃분홍은 연년생 동생이며 다툼과 포옹을 일삼는 정 깊은 자매다. 친밀한 경쟁. 빨강과 꽃분홍은 그런 것이다.



김은정의 Style Inspiration

 



 



김은정 ?‘엘르’‘마리 끌레르’ 패션 디렉터와 ‘마담 휘가로’ 편집장을 거쳐 샤넬 홍보부장으로 일했다.『Leaving Living Loving』『옷 이야기』를 썼고 현재 홍콩에 살며 패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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