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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시간, 월 8000만원 매출 …"삼겹살로 외식업계 구글 만든다"

서울이 아닌 경기도 하남에서 시작해 전국에 퍼진 하남돼지집. 보증금 2000만원짜리 쓰러져가는 가게에서 시작했지만, 2016년 3월 현재 전국에 169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강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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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환 대표는 보증금 2000만원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169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외식 사업가가 됐다.

10여 년 동안 꿈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에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야근을 밥먹 듯이 했고, 맡겨진 일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직성이 풀렸다. 운영기획팀장까지 맡으면서 업계에서 잘 나가는 직장인으로 살았다. 어느 날 갑자기 얼굴마비와 함께 입이 한쪽으로 삐뚤어지는 구안와사가 왔다. 병원에서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잘못하면 뇌출혈까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6시간 문 열어 월 8000만원 매출


입원을 했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일에 빠져 사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우선 건강부터 찾아야만 했다. 출퇴근을 모두 자전거를 이용했다. 그게 인생을 바꿀 줄은 전혀 몰랐다. 어느 날, 출근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다 쓰러져 가는 가건물에 붙어 있는 ‘임대문의’라는 글자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임대문의’ 종잇장 보고 숨겨왔던 꿈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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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부터 가슴에 담아온 꿈이 꿈틀거렸다. ‘맞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외식업이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다. 출근하자마자 사표를 냈다. 상급자는 깜짝 놀랐다. “4일 휴가를 줄테니 다시 생각해봐!” 4일간 휴가를 내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꿈을 이뤄보자’였다. 그렇게 해서 IT업계에서 인정받던 팀장급 간부가 사표를 내고, 2010년 6월 다 쓰러져가는 가건물에 ‘하남돼지집’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2016년 3월 현재 하남돼지집은 전국에 169개 매장(가맹점 161개, 직영점 8개)이 들어섰다. 서울도 아닌 경기도 하남시의 구도심에서 벌어진 기적에 업계는 놀랐다. 이 기적을 만들어낸 하남돼지집 장보환(42) 대표는 “‘임대 문의’라는 종잇장 하나 때문에 내 운명이 바뀌었다”고 했다.

외식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꾼 것은 중학생 때부터였다. 대학 입학 뒤 외식업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교는 중퇴했다. 그래서 최종학력은 고졸이다”며 웃었다. 1998년 동경 외식아카데미 입학 원서를 받았고, 그해 3월 나리타공항편 비행기도 예약했다. 하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IMF 사태로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족부터 먹여 살려야 했다. 사탕공장, 룸살롱 웨이터, 컴퓨터 영업 등 닥치는 대로 일해야만 했다. 다양한 일을 경험한 탓에 영업력이 뛰어났고, 인터파크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IT 업계에서 10여 년 동안 일했고, 스트레스 때문에 구안와사를 경험했던 것.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삼겹살 집을 한다고 했을 때, 아내는 말리지 않았다. 가슴에 품었던 꿈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장 대표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 장 대표가 구한 하남 가게는 7년 동안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어진 외딴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재건축 때문에 상권이 붕괴된 지역이라 7년 동안 누구도 장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내와 단 둘이 쓰러져가는 가게 인테리어와 메뉴를 준비했다. 가장 먼저 두께 20mm의 두툼한 스테이크 형태의 한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 삼겹살 집은 7mm 두께의 고기를 이용한다. 삼겹살이 두꺼우면 육즙을 유지할 수 있다. 미리 초벌구이를 하고, 손님에게 내놓았다. 오래 굽지 않아도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강철 가위를 이용해 손님 대신 고기를 커팅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고기가 타지 않도록 불판 한구석에 스테인레스 고기 보온판도 마련했다. 돼지고기 의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비싸디 비싼 명이나물도 반으로 내놓았다. 김치, 부추무침, 상추도 내놓았지만, 명이나물만 있어도 삼겹살의 맛이 배가됐다. 오픈 준비 1개월 동안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서 생각한 메뉴와 서비스였다. 식당 인테리어도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내도록 했다. 차를 몰고 가면서 한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남돼지집’이라고 만들었다.
 
외식업계의 구글 되는 게 목표

2010년 6월 9일 오후 5시, 하남돼지집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사람이 물밀 듯이 찾아왔다. 아르바이트생이 3일 만에 힘들다고 도망갈 정도였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오후 5시부터 오픈을 한 이유에 대해 “가게가 잘 안되면 오전에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었다”며 웃었다. 이 전통은 모든 직영점과 가맹점에서 동일하게 지켜지고 있다. 직영점과 가맹점은 모두 ‘6시간 운영’이 원칙이다.

가맹점을 내게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우리 목표는 가맹점이 3년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었다. 3년을 버텨야 10년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돈과 국산김치, 그리고 특별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했다. 가맹점을 열면서 직영점도 8곳이나 만들었다. 고기의 맛과 서비스를 가맹점에게 전수하기 위해서다. 장 대표의 목표대로 지금까지 가맹점 폐점율은 0%다. 2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56%나 되고, 심지어 8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도 있을 정도. 유명 편의점의 폐점율이 4.5%인 점에 비춰보면 하남삼겹살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중에서 하남돼지집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유명 피자집과 빵집을 제쳤다. 총 매출액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1012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17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기업문화도 독특하다. 직영점의 경우 매장당 평균 8명의 직원(정규직 6명, 아르바이트 2명)이 원칙이다. 전국 가맹점주는 언제나 장 대표와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도 공개하고 있다. 장 대표는 가맹점주가 언제 어디서나 식자재를 쉽게 주문결제하고, 매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도 제작했다.

“하남돼지집을 외식업계의 구글로 만들고 싶다. 언제나 창의적이고, 늘 도전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 보상이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될 것이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글 최영진 기자·사진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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