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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창조센터는 구글 캠퍼스에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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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경제부문 기자

“행사 끝나기 전에 다 같이 셀카 한 장 찍을게요.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주세요.”

화장품 관련 벤처 회사에 다닌다던 옆 사람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무대로 향했다. 순간 ‘나도 나가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임정민 구글 캠퍼스 서울 총괄은 직접 셀카봉을 들고 나와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5월 서울 대치동에 문을 연 ‘구글 캠퍼스 서울’이 설립 1주년을 맞았다.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 번째다. 10일 열린 첫돌 행사에는 스타트업 특유의 유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묻어났다. 입주 기업뿐 아니라 인근 창업센터 관계자와 스타트업 직원, 예비 창업자가 한데 모여 서로의 창업 경험을 함께 나눴다.

하루 앞선 9일엔 강원도 원주에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1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행사 초반 30분간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원창묵 원주시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종호 센터장은 별도로 마련된 전시공간에서 내빈들에게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했다.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한다는 점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구글 캠퍼스 서울은 닮은꼴이다. 하지만 1주년 행사를 통해 보여지는 두 곳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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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구글 캠퍼스 서울 1주년 행사에서 임정민 총괄이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구글]


성적표도 차이가 난다. 강원센터는 한 해 동안의 주요 성과로 “89개의 창업·중소기업을 발굴해 3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1년간 16개 기업을 지원해 12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창조센터가 지원 기업 숫자 늘리기에 급급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창조센터는 대기업이 창업을 지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는 독특한 모델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 참여했다. 자발적 참여라고는 하지만 이를 온전히 믿는 이는 많지 않다.

한 창조센터의 대기업 파견 간부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센터가 존속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01년 『창조경제』라는 책을 출간하며 창조경제란 개념을 세계에 알린 존 호킨스 창조경제연구센터장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정부는 창조센터에 도움을 주되 그들을 리드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벤처협회 초대회장을 지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도 “정부가 센터를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합심해 자생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정권이 바뀐 후 사업은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생의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창조센터는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그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 구글 캠퍼스 서울을 보고 배우는 것도 방법이다.

김경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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