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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 포문 연 아람코…기업 공개 앞두고 몸값 높이기

유가 전투가 더욱 격렬해질 조짐이다.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람코가 증산 의지를 밝히며 세(勢) 과시에 돌입한 탓이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다란에 위치한 본사를 방문한 기자들에게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20만 배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이달 말까지 샤이바 유전 생산량을 기존 75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하루 생산량 전세계의 12% 차지
균형 찾아가던 원유시장에 변수

아람코의 선언은 수급 균형을 찾아가는 세계 원유시장에는 부담이다. 아람코의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30만 배럴이다.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2% 가량에 해당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람코가 지난해 연간 생산량에서 5%만 늘려도 하루 평균 50만 배럴이 더 쏟아진다”며 “이는 지난해 주요 선진국의 원유 수요 증가분을 모두 채울 분량”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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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약세 속에 아람코가 증산을 선언한 데는 여러 가지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점유율 사수다. 미국산 셰일원유 등의 공세 속에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내려갔지만 사우디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았다.

CNN머니는 “사우디의 배럴당 원유 생산비용은 9.9달러로 쿠웨이트와 함께 가장 낮아 원유 시장의 치킨 게임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람코의 증산을 통해 앙숙인 이란을 견제하려는 속내도 담겨 있다. 경제 제제에서 벗어난 이란이 원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세르 CEO는 이란과 미국 셰일업계를 겨냥한 듯 “라이벌과의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국유기업 아람코의 몸값을 올려 사우디의 체질 개선 작업에 필요한 실탄을 두둑하게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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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의 전신은 1933년 사우디 정부가 미국의 캘리포니아 스탠더드 오일에 원유 채굴권을 넘긴 뒤 만들어졌다. 이후 미국의 텍사코가 이 회사의 지분 50%를 인수했고 44년 사명을 아람코(아라비안 아메리카 오일 컴퍼니)로 바꿨다. 73년 욤 키푸르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지하자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지분 60%를 인수했고, 80년에 완전 국유화했다.

아람코의 민영화에 속도를 내는 인물은 ‘탈(脫) 석유 시대’를 천명하며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다. 왕위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왕자는 아람코를 런던·홍콩·뉴욕·사우디 증시에 상장한 뒤 지분 5%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상장뒤 예상되는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2조~2조5000억 달러로, 5%만 매각해도 1000억~150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 이를 종자돈 삼아 개혁에 필요한 국부펀드(2조 달러)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람코의 실제 가치가 과장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마르 에너지의 로빈 밀스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세금 부담과 원유 시장 위축 등을 고려할 때 아람코의 시장 가치는 2500억~4000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람코가 부담하는 총 세금은 이익의 93%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게 밀스의 주장이다. 사우디 정부 예산에서 원유의 비중은 87%에 이른다.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에너지의 펄 매그너스 니스빈 연구원은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 달러가 되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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