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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청와대 회동, 협치 틀 만들어 내길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가 13일 청와대에서 만난다. 4·13 총선 이후 한 달 만이다. 수뇌 회담은 아니지만 내부 체제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정치권 사정을 고려하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진 회동은 최고 지휘부 만남이고,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와 안보의 중첩 위기로 한숨이 깊어 가는 상황이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 법안 처리 외에도 기업 구조조정과 재원 마련,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 등의 힘든 과제가 산더미다. 해답을 만들어 내려면 일단 만나 소통하고 타협해야 하니 새 정치를 위한 새 만남은 굵직한 현안을 털어낼 첫걸음이다. 회동 자체의 의미가 크다.

하지만 회동을 앞둔 국민 여론은 걱정의 목소리가 더 많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유사한 형태의 청와대 회동에서 각자 자기 말만 쏟아낸 뒤 뒤돌아서면 상호 비난에 몰두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대통령의 소통 부재, 다른 쪽에선 야권의 편협성을 맹비난하다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는 뒷말까지 남겼다. 게다가 그런 만남 자체가 많지도 않았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같은 초당적 국정협의체 구축을 공약했고 틈날 때마다 소통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럼에도 집권 3년이 넘도록 여야 간 대화 단절은 계속됐고 이렇다 할 대화 채널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국회 비난을 거른 적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생긴 이미지가 ‘불통 대통령’이고 그 결과가 여당 참패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정국이다.

그런 점에서 13일 만남은 박 대통령 임기 후반의 정국을 가늠할 시금석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가 실질적으로 소통하는 새 정치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요한 건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과반 넘는 의석을 갖고도 별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20대 국회는 3당 체제에다 야당이 제1당이다. 3당 모두 지분과 발언권을 갖지만 어느 당의 영향력도 절대적일 수 없다.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협치가 필수다. 당연히 국회의 태도와 진지함은 달라져야 한다. 그게 4·13 총선 민의다. 특히 총선에서 ‘문제는 경제’란 구호를 앞세워 승리한 야당은 구호에만 그칠 게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

똑같은 이유로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도 기존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집권당을 더 이상 거수기로 간주해선 안 되고 야당에 대해서도 발목을 잡는 적대세력이란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실 박 대통령에겐 다른 선택도 없다. ‘총선 민의는 국회 심판’이란 식의 인식과 입장을 고수하면 끊임없는 마찰과 충돌, 국정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박 대통령은 3당 대표와의 회동을 정례화하고 여야정 정책협의체 구성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했다. 옳은 방향이다. 다만 만나서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 의견을 조금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식이라면 백년하청이다. 이번에만은 협치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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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