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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열병식에 시리아전 무기 대거 등장…"미국 후려친 격"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2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승전기념일은 남다른 날이다.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군사퍼레이드가 하이라이트다. 소련 때도, 1990년대 이후 러시아로서도 민족적 자부심과 군사강국으로서 면모를 드러내는 자리가 되곤 했다.

9일 71주년 승전기념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퍼레이드에 135대의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 71대의 공군기가 참가했다. 신무기가 많았는데 대부분 시리아에서 작전에 투입된 기종이었다.

하늘을 가른 71대 중엔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가 있었다. 지난해 말 시리아 공습에 나선 기종이다. 또 첨단 4.5세대 전투기 수호이(Su)-35S와 헬기인 Mi-28 하보크, Ka-52 블랙샤크도 포함됐다. 이들 역시 시리아 전쟁에 투입됐다.

올 처음 퍼레이드에 등장한 무기는 최신 지대공 미사일 S-400 트리움프다. 시리아에 배치됐는데 러시아 공군이 사용하는 기지 방어를 위해서다.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최신형 탱크인 아르마타 T-14가 올해도 등장했고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4 야르스도 선보였다. 중거리 대공 부크(Buk) 미사일의 업그레이드형도 모습을 드러냈다. 서구에선 부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믿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시리아 전쟁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의 군인들과 장교들은 (나치와의) ‘위대한 애국 전쟁’의 영웅의 값진 후계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참전용사들로선 손주들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테러리즘이라는) 악(惡)을 이겨내야 하며 러시아는 이를 위해 다른 나라들과 힘을 합치는 데 열려있다. 블록으로 나뉘지 않는 현대적 국제 안보시스템을 창설하는 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을 비판한 것이다.

푸틴은 또 “악의 계획을 양성하는 이들의 근시안적 방종과 이중 잣대는 용납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테러리스트로 여기는 시리아 반군을 미국이 지원하는 걸 겨냥한 것”이라며 “명백히 서구, 특히 미국을 후려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승전기념일 행사는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다. 2차 대전 참전 용사들의 유족들이 선조들의 사진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불멸의 부대’ 행사도 열렸다.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인 2400만 명이 참여했다고 러시아 정부는 밝혔다. 푸틴도 이날 붉은 광장에서 2차 대전에 참전했다 다친 부친의 사진을 들고 걸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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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