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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협회 “김영란법은 수입 쇠고기 권장법”

“한우는 외식으로 1인분만 먹어도 4만~5만원인데 수입 쇠고기만 먹으란 말인가.”

9일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발표된 직후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김영란법은 한우산업을 죽이는 ‘수입 농축산물 권장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이란 처벌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결국 중국산 등 수입품보다 비싼 국내산 농·축·수산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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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업계에선 김영란법이 이대로 발효될 경우 내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법이 기업 등 경제주체의 심리를 위축시켜 자칫 ‘부정청탁’과 거리가 먼 정상적인 상거래까지 얼어붙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27개 농업인 단체 연합인 한국농축산연합회의 하태승 사무총장은 “부패를 막겠다며 기반산업인 농업을 망가뜨리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농산물에 한해 금액 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련 단체의 의견을 모아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마트에 배를 납품하는 농가 대표는 “농산물은 물량을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법대로 하려면 무조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수많은 농가가 적자를 보고 농사를 지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수협중앙회 역시 “굴비 한 상자에 10만원, 멸치 선물세트도 3만원”이라며 “1년에 단 두 번 있는 명절 특수가 위축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은 내수와 직결된 유통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매출 감소는 물론 ‘선물 문화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명절 선물세트는 절반이 20만~30만원대다. 5만원 이하는 5% 미만이다. 기업체에서 선물용으로 주문하는 물량이 40%에 달해 업체의 선호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고급 외식업체와 골프업계도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 꼽힌다. 서울시내 주요 호텔의 평균 식사 가격은 점심이 10만원, 저녁은 30만원 안팎이다.

서울의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약 40% 이상은 업무 미팅으로 오는 손님”이라며 “갈수록 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나 미팅이 많아지는데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해 법 적용을 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① ‘김영란법’ 공무원 접대한도 식사 3만원, 선물은 5만원
② 2만원짜리 한정식 먹어도, 술값 포함 3만원 넘으면 처벌


경기도 여주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C씨는 “주말 골프는 상당 부분이 접대 골프고, 그중엔 공무원이나 교직원 수요도 꽤 있다”며 “비즈니스용 골프장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주말에 나오는데 김영란법이 지금 이대로 발효되면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법의 취지는 좋지만 실제 시행했을 때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보다는 혼란만 많을 것 같다”며 “전반적인 심리가 위축돼 버리면 보이지 않는 마이너스 효과가 매우 클 수 있는 만큼 다시 한번 검토하고 고칠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세종=김민상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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