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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짜리 한정식 먹어도, 술값 포함 3만원 넘으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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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공직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뒤 “과연 이런 행동은 법 위반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이 꼬리를 이었다. 하지만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김영란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발표하면서 이런 궁금증들이 다소 풀리게 됐다.

| 식사비 상한 3만원 유지
접대받은 사람 6만원짜리 먹어도
인원 늘려 총액 맞추면 적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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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①=중앙부처 A과장은 민원관계에 있는 B사장을 만나 1인당 2만5000원짜리 한정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1만5000원짜리 국산 청주를 한 병 주문해 나눠 마셨다. 식사를 마친 뒤 계산은 B사장이 했다. A과장은 법을 위반한 것일까.
답은 ‘위반’이다. 권익위의 시행령안에 따르면 ‘직무 관련 일반인’과 밥을 먹을 때는 식비를 공무원 행동강령(2003년 제정)이 정한 ‘한 끼 3만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식사하며 시킨 주류나 음료수 비용도 합산되는 것으로 권익위는 정했다.
| 선물값 상한선 0→5만원
6만원짜리 4만원에 깎아 선물 땐
영수증 증빙 있으면 처벌 못해

 
문제②=사립학교 C교사는 스승의 날에 지난해 담임을 했던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화장품 세트를 선물받았다. 그런데 알아보니 화장품의 정가가 6만원이었다. C교사는 “선물을 돌려주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학생의 어머니는 “인터넷쇼핑몰에서 4만9000원에 샀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이런 경우 C교사는 법을 어긴 것일까.
답은 ‘위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다. 권익위 측은 이번 시행령안에서 선물 한도액을 5만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9일 “파격 할인가로 산 선물의 경우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경우 구매 당시 상황을 판단할 자료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학생의 어머니가 4만9000원이 찍힌 영수증을 제시한다면 위법이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문제③=국토교통부 산하 공사 D부장은 건설업체 직원 3명과 점심때 일식집에서 만나 각기 다른 도시락 세트를 주문해 먹었다. 식비 총액은 9만원. 이 중 D부장의 도시락 값은 6만원이었다. D부장은 법에 저촉되는 접대를 받은 것일까.
답이 어렵다. 명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합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어차피 총액 기준으로 식대가 계산되기 때문에 총액 기준으로 1인당 3만원이 넘는지만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접대를 하려는 쪽에서 ‘허수 참석자’를 앉혀 놓고 비싼 메뉴를 시키는 방식으로 악용할 수 있는 현실이다.
| 경조사 상한가 5만→10만원
조의?축의금으로 10만원 받고
조화·화환까지 받으면 위법

 
문제④=중앙부처 E실장은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산하 연구기관원장에게 축의금으로 10만원을 받았다. 액수를 보고 안심했던 E실장은 뒤늦게 나온 결혼식 사진 속 화환을 보고 깜짝 놀랐다. E실장은 왜 놀랐을까.
답은 연구기관원장이 보낸 화환 때문이다. 권익위 시행령안에 따르면 경조사비로 10만원까지 받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이 10만원에는 화환 값 까지 포함된다. 결국 E실장은 화환 값만큼 김영란법을 어긴 셈이다.


▶관련 기사
① ‘김영란법’ 공무원 접대한도 식사 3만원, 선물은 5만원
② 한우협회 “김영란법은 수입 쇠고기 권장법”

문제⑤=공립고교 F교장은 새 학기를 맞아 학교 선생님들과 회식을 했다. 1인당 5만원짜리 뷔페에서였다. 다 먹고 난 뒤 계산은 F교장이 업무추진용 신용카드로 했다. 이 경우에는 문제가 없을까.
답은 ‘문제가 있다’다. F교장이 개인 돈으로 ‘부하 직원 격려’를 위해 회식비를 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법인카드를 쓴 만큼 ‘식비는 1인당 3만원’ 을 지켜야 한다.
문제⑥=서울의 한 주민센터 G주임은 해당 동네 주민에게서 스카프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뒤늦게 스카프가 10만원짜리란 것을 안 G주임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김영란법 시행과 동시에 각 기관에 생길 ‘부정청탁 담당관’에게 선물을 반납하는 것이다.
 
남궁욱 기자, 세종=김민상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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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